The Form of Religious Precept and Ethics of Salvation in Yi Chung-jun’s novels

이 글은 이청준의 소설 「벌레 이야기」, 「비화밀교」, 『자유의 문』에 나타난 신(神)의 형상 및 계율의 구조를 짚어보고, 이를 통해 이청준이 지향한 종교적 세계관과 주체의 윤리를 탐구하고자 한다. 이청준에게서 신은 인류가 평안과 안식의 궁극적 보증으로서 상정해 온 전통적 이미지가 아니라, 오히려 그 정반대의 모습―‘반쪽’ 혹은 ‘인색한 구원자’ 등―으로 제시된다. 그의 이러한 특징적 시선은 신의 범형(範型)으로서의 계율을 무조건적 선(善)이라는 관습적 이해에서 벗어나 그 내부에 어떤 균열과 모순을 품은 증상적 형식으로 새롭게 조명하게 한다.<br/> 위의 세 작품에 나타난 신의 형식(계율)은 각각 <네 이웃을 사랑하라>, <비밀의 형식을 고수하라>, <스스로를 익명화하라>로 구체화할 수 있다. 이를 인물과의 관계 속에서 짚어보면 다음과 같은 증상적 지점들이 드러나는바, 그것은 첫째, 순수 명령으로서의 계율이 사실상 법의 엄격함을 넘어 한층 더 잔인한 층위에 있다는 것, 둘째, 계율은 때로 어떤 결핍이나 공백을 가리기 위한 일종의 베일로서 작동한다는 것, 셋째, 주체의 실천 여부와는 무관하게 계율은 애초부터 그 형식 자체에 주체의 필연적 실패의 지점을 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br/> 이청준은 계율의 절대적 형식 속에 숨은 이 같은 부정성의 지점을 통해 자신의 종교적 세계관을 드러내는 동시에, 그 틈의 지점을 더 이상 신이 아닌 인간 각자가 스스로 감당해야 할 윤리적 과제로 제시한다. 이는 특히 『자유의 문』의 주영섭을 통해 분명하게 드러나는바, 그것은 주체가 단순히 보편적인 것의 대행자agent가 아니라 그것의 동인agens이 되는 방식을 통해서이다. 주영섭의 이 같은 역할과 의지는, 신의 불가해성과 인간의 윤리적 자각이 교차하는 경계 위에서 이청준이 지향한 주체 및 윤리의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Authors

Publication Details

Journal
The Journal of Korean Fiction Research
Published
2026-03-31
DOI
https://doi.org/10.20483/jkfr.2026.03.101.45
Primary Topic
Chinese history and philosophy
Typ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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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orm of Religious Precept and Ethics of Salvation in Yi Chung-jun’s novels

Hyo-eun Kim
The Journal of Korean Fiction Research
Chinese history and phi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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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orm of Religious Precept and Ethics of Salvation in Yi Chung-jun’s novels

Hyo-eu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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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이 글은 이청준의 소설 「벌레 이야기」, 「비화밀교」, 『자유의 문』에 나타난 신(神)의 형상 및 계율의 구조를 짚어보고, 이를 통해 이청준이 지향한 종교적 세계관과 주체의 윤리를 탐구하고자 한다. 이청준에게서 신은 인류가 평안과 안식의 궁극적 보증으로서 상정해 온 전통적 이미지가 아니라, 오히려 그 정반대의 모습―‘반쪽’ 혹은 ‘인색한 구원자’ 등―으로 제시된다. 그의 이러한 특징적 시선은 신의 범형(範型)으로서의 계율을 무조건적 선(善)이라는 관습적 이해에서 벗어나 그 내부에 어떤 균열과 모순을 품은 증상적 형식으로 새롭게 조명하게 한다.<br/> 위의 세 작품에 나타난 신의 형식(계율)은 각각 <네 이웃을 사랑하라>, <비밀의 형식을 고수하라>, <스스로를 익명화하라>로 구체화할 수 있다. 이를 인물과의 관계 속에서 짚어보면 다음과 같은 증상적 지점들이 드러나는바, 그것은 첫째, 순수 명령으로서의 계율이 사실상 법의 엄격함을 넘어 한층 더 잔인한 층위에 있다는 것, 둘째, 계율은 때로 어떤 결핍이나 공백을 가리기 위한 일종의 베일로서 작동한다는 것, 셋째, 주체의 실천 여부와는 무관하게 계율은 애초부터 그 형식 자체에 주체의 필연적 실패의 지점을 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br/> 이청준은 계율의 절대적 형식 속에 숨은 이 같은 부정성의 지점을 통해 자신의 종교적 세계관을 드러내는 동시에, 그 틈의 지점을 더 이상 신이 아닌 인간 각자가 스스로 감당해야 할 윤리적 과제로 제시한다. 이는 특히 『자유의 문』의 주영섭을 통해 분명하게 드러나는바, 그것은 주체가 단순히 보편적인 것의 대행자agent가 아니라 그것의 동인agens이 되는 방식을 통해서이다. 주영섭의 이 같은 역할과 의지는, 신의 불가해성과 인간의 윤리적 자각이 교차하는 경계 위에서 이청준이 지향한 주체 및 윤리의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The Journal of Korean Fiction ResearchVol.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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