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resentation as a Strategy for the Expression of Traumatic Images

본 논의는 모더니즘에서 오랫동안 비판받아 온 재현의 문제를 핼 포스터(Hal Foster)의 논의를 바탕으로 재검토하고, 이를 라캉(Jacques Lacan)의 대상 a 개념과 연결하여 그 의미의 확장 가능성을 모색한다. 모더니즘 이후 재현은 형식주의적 자율성의 논리에 따라 낡은 것으로 치부되었다. 그러나 포스터가 제시한 ‘외상적 실재(Traumatic Real)’의 개념은 재현이 상징계의 균열 속에서 실재를 호출하는 적극적인 장치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본 논의는 포스터의 이러한 관점을 계승하면서도 동시에 그의 논의에서 상대적으로 간과된 욕망의 구조적 층위를 라캉의 대상 a를 통해 보완하였다. 이를 통해 재현을 단순한 시각적 복제가 아니라 주체의 결여와 욕망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실재의 흔적을 드러내는 개념으로 재규정한다.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의 회화 작업은 이러한 논의를 시각화하는 사례로 분석된다. 그의 <October 18, 1977> 연작과 <September>는 각각 독일의 적군파 사건과 9·11테러라는 외상적 현실을 다루면서 실재의 부재를 드러내는 ‘흐릿한 화면’의 전략을 보여준다. 그의 블러링(Blurring) 기법은 시각적 명료성을 제거함으로써 관객의 시선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나아가 상징계 바깥에 위치한 실재의 파편과 마주하게 한다. 이때 흐릿한 형상은 실재의 흔적과 욕망의 원인인 ‘대상 a’로 작동한다. 즉, 흐릿한 재현 기법은 실재를 직접적으로 재현하지 않으면서 그 부재를 환기시키는 시각적 장치로 기능한다. 결국 리히터의 회화는 외상적 사건을 스펙터클로 소비하지 않고, 실재의 흔적과 기억의 잔여을 드러냄으로써 재현이 여전히 유효한 전략임을 입증한다. 결론적으로 본 논의는 재현이 단순한 표현의 문제가 아니라, 실재의 불가능성을 인식하고 그 틈을 드러내는 예술 형식으로서 다시 논의될 수 있음을 제시한다.

Authors

Publication Details

Journal
Journal of Basic Design & Art
Published
2025-12-31
DOI
https://doi.org/10.47294/ksbda.26.6.25
Primary Topic
Memory, Trauma, and Commemoration
Typ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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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resentation as a Strategy for the Expression of Traumatic Images

Jin Bae Lee
Journal of Basic Design & Art
Memory, Trauma, and Commemoration
article

Representation as a Strategy for the Expression of Traumatic Images

Jin Bae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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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 논의는 모더니즘에서 오랫동안 비판받아 온 재현의 문제를 핼 포스터(Hal Foster)의 논의를 바탕으로 재검토하고, 이를 라캉(Jacques Lacan)의 대상 a 개념과 연결하여 그 의미의 확장 가능성을 모색한다. 모더니즘 이후 재현은 형식주의적 자율성의 논리에 따라 낡은 것으로 치부되었다. 그러나 포스터가 제시한 ‘외상적 실재(Traumatic Real)’의 개념은 재현이 상징계의 균열 속에서 실재를 호출하는 적극적인 장치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본 논의는 포스터의 이러한 관점을 계승하면서도 동시에 그의 논의에서 상대적으로 간과된 욕망의 구조적 층위를 라캉의 대상 a를 통해 보완하였다. 이를 통해 재현을 단순한 시각적 복제가 아니라 주체의 결여와 욕망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실재의 흔적을 드러내는 개념으로 재규정한다.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의 회화 작업은 이러한 논의를 시각화하는 사례로 분석된다. 그의 <October 18, 1977> 연작과 <September>는 각각 독일의 적군파 사건과 9·11테러라는 외상적 현실을 다루면서 실재의 부재를 드러내는 ‘흐릿한 화면’의 전략을 보여준다. 그의 블러링(Blurring) 기법은 시각적 명료성을 제거함으로써 관객의 시선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나아가 상징계 바깥에 위치한 실재의 파편과 마주하게 한다. 이때 흐릿한 형상은 실재의 흔적과 욕망의 원인인 ‘대상 a’로 작동한다. 즉, 흐릿한 재현 기법은 실재를 직접적으로 재현하지 않으면서 그 부재를 환기시키는 시각적 장치로 기능한다. 결국 리히터의 회화는 외상적 사건을 스펙터클로 소비하지 않고, 실재의 흔적과 기억의 잔여을 드러냄으로써 재현이 여전히 유효한 전략임을 입증한다. 결론적으로 본 논의는 재현이 단순한 표현의 문제가 아니라, 실재의 불가능성을 인식하고 그 틈을 드러내는 예술 형식으로서 다시 논의될 수 있음을 제시한다.

Journal of Basic Design & ArtVol. 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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