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mpact of Character Relationships on the Marriage Story in Pa-Reung-Ki-Sa
<파릉기사> 속 주인공의 결연서사에 나타나는 특징적 면모는 천정연분론의 약화와 인물관계의 강화이다. 이렇듯 <파릉기사>에서는 현실적 개연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천정연분론’이 관습적으로 등장하기는 하지만 의미 있게 다루어지지는 않는다. <파릉기사>의 주인공이 결연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명분으로 삼는 것은 부친 간의 혼약이다. 특히 여주인공은 혼인의 전제 조건으로 작고한 양가 아버지 사이에 오간 혼약 편지의 실물 확인을 지속적으로 요구한다. 남주인공도 하늘이 점지해준 천정배필보다 자신이 직접 보고 들은 여성을 배우자로 삼고자 하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 게다가 자신이 원하는 여주인공과의 혼사를 성사시키기 위해 주변인을 현실성 있게 단계적으로 활용한다.<br/> <파릉기사>에서는 어느 인물 하나 소홀히 다루는 법이 없다. 작품 내에서 주인공의 혼인뿐만 아니라 주변인의 혼사까지 비중 있게 다루며, 심지어 혼사장애를 일으키는 반동 인물들의 모략조차도 결연서사의 개연성을 살리기 위해 적극 활용한다. 주인공의 혼사가 이루어진 다음에는 주변인들의 혼사가 연달아 이어지고 여주인공의 시비는 노비의 신분에서 해방되어 독자적 혼인을 이루며 명부(命婦)에 오르기까지 한다.<br/> 이러한 <파릉기사>의 특징적 결연 양상에서 찾을 수 있는 의미는 기존의 천정연 분론이 아닌 인물관계를 활용하여 작품의 개연성을 갖춘다는 것이다. 또한 시비나 주변인을 여주인공 남편의 또 다른 처첩으로 삼는 기존 소설의 직렬식 혼인 방식에서 벗어나 각자 독자적으로 병렬적 혼사를 이룬다는 점이다. 이것은 작품 내적으로 주인공 중심에서 탈피하는 한편, 작품 외적으로 신분의 제약에서 벗어난 ‘평등’의 면모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작가 의식의 일단을 드러내는 것이다.
Authors
- Bo-yun Roh
Publication Details
- Journal
- The Studies of Korean Literature
- Published
- 2025-10-31
- DOI
- https://doi.org/10.20864/skl.2025.10.88.095
- Primary Topic
- Vietnamese History and Culture Studies
- Type
- article
- Field-Weighted Citation Imp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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