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onciling the Duality of State Immunity and Jus Cogens

대림기업 사건(1997년)은 제한적 국가면제를 확인하였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손해배상 사건에서는 중대한 인권침해와 같은 jus cogens 규범 위반에 대하여 면제를 부인하였다. 이러한 경향은 일부 외국 법원 판결에서도 간헐적으로 확인되지만, 이는 2012년 ICJ의 Jurisdictional Immunities of the State 판결과 상충하는 결과로, 단순한 국내 민사분쟁을 넘어 국제법과 국내법 구조의 긴장을 초래한다.<br/> 이에 대한 국제법적 평가는 다양하다. 가장 강한 비판은 이러한 판결들이 국내법과 국제법의 관계를 사실상의 ‘단절’ 상태로 몰아가며, 국제법이 헌법질서와 충돌하는 경우 형식적으로 도입되더라도 실질적 효력을 상실하게 만든다는 점에 있다. 이른바 원론적 이원론은 국제법을 국내법 질서 속에서 무력화시키는 결과를 낳으며, 일종의 ‘사법적 적극주의(judicial putsch)’로 평가되기도 한다. 국제법적 논거를 수용하면서도 헌법을 방어선으로 삼아 국제법의 적용을 차단한 것으로, 그 결과 국제법의 보편성이 약화되고 법적 불확실성이 증대되었다는 지적이다. 또한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집행면제라는 강력한 장벽 때문에 실질적 구제가 어렵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다만 이러한 판결들이 국제법상 국가면제 규범과 충돌하면서도, 전시 억류자 등 피해자들의 사법적 보호 필요성을 부각시켰다는 점에서는 일정한 긍정적 평가도 존재한다. 피해자 권리를 무제한적으로 우선할 경우 국제법의 권위가 훼손될 수 있고, 반대로 국가면제 를 절대화하면 피해자 권리 보장이 불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절충적 접근이 필요하다.<br/> 궁극적으로 문제의 해법은 국내 법원의 판결이 아니라 국제적 차원의 외교적 메커니즘을 통한 제도적 조화에서 찾아야 한다. 국가면제의 본질이 일국을 타국 사법권의 관할에서 배제하고 외교적 해법을 통해 주권 존중과 평등을 보장하는 데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국제법 질서를 위협하는 것은 피해자 소송 자체가 아니라, 국가면제 규범이 국제법과 국내법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어떤 관점에서 이해되느냐의 문제이다. 요컨대 국가면제라는 절차규칙과 jus cogens라는 실체규칙을 일원적으로 파악하려는 입장(계층론, hierarchy theory)과 이원적으로 병존시켜 이해하려는 입장(병존론, coexistence theory) 사이의 긴장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핵심적 과제이다. 절대적 면제에서 제한적 면제로 발전해 온 역사처럼, 오늘날 국제관계는 인권보호라는 이상주의와 주권국가의 공존이라는 현실주의를 조정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 국가면제와 강행규범 사이의 이원적 접근을 일원적・통합적 접근으로 전환하는 방안은, 국가면제의 기원과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고 국제법과 국내법의 조화를 모색하는 과정을 통해 마련될 수 있다.

Authors

Publication Details

Journal
THE KOREAN JOURNAL OF INTERNATIONAL LAW
Published
2025-09-30
DOI
https://doi.org/10.46406/kjil.2025.9.70.3.225
Primary Topic
Global Peace and Security Dynamics
Typ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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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nciling the Duality of State Immunity and Jus Cogens

John F. C. Sung
THE KOREAN JOURNAL OF INTERNATIONAL LAW
Global Peace and Security Dynamics
article

Reconciling the Duality of State Immunity and Jus Cogens

John F. C. 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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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대림기업 사건(1997년)은 제한적 국가면제를 확인하였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손해배상 사건에서는 중대한 인권침해와 같은 jus cogens 규범 위반에 대하여 면제를 부인하였다. 이러한 경향은 일부 외국 법원 판결에서도 간헐적으로 확인되지만, 이는 2012년 ICJ의 Jurisdictional Immunities of the State 판결과 상충하는 결과로, 단순한 국내 민사분쟁을 넘어 국제법과 국내법 구조의 긴장을 초래한다.<br/> 이에 대한 국제법적 평가는 다양하다. 가장 강한 비판은 이러한 판결들이 국내법과 국제법의 관계를 사실상의 ‘단절’ 상태로 몰아가며, 국제법이 헌법질서와 충돌하는 경우 형식적으로 도입되더라도 실질적 효력을 상실하게 만든다는 점에 있다. 이른바 원론적 이원론은 국제법을 국내법 질서 속에서 무력화시키는 결과를 낳으며, 일종의 ‘사법적 적극주의(judicial putsch)’로 평가되기도 한다. 국제법적 논거를 수용하면서도 헌법을 방어선으로 삼아 국제법의 적용을 차단한 것으로, 그 결과 국제법의 보편성이 약화되고 법적 불확실성이 증대되었다는 지적이다. 또한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집행면제라는 강력한 장벽 때문에 실질적 구제가 어렵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다만 이러한 판결들이 국제법상 국가면제 규범과 충돌하면서도, 전시 억류자 등 피해자들의 사법적 보호 필요성을 부각시켰다는 점에서는 일정한 긍정적 평가도 존재한다. 피해자 권리를 무제한적으로 우선할 경우 국제법의 권위가 훼손될 수 있고, 반대로 국가면제 를 절대화하면 피해자 권리 보장이 불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절충적 접근이 필요하다.<br/> 궁극적으로 문제의 해법은 국내 법원의 판결이 아니라 국제적 차원의 외교적 메커니즘을 통한 제도적 조화에서 찾아야 한다. 국가면제의 본질이 일국을 타국 사법권의 관할에서 배제하고 외교적 해법을 통해 주권 존중과 평등을 보장하는 데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국제법 질서를 위협하는 것은 피해자 소송 자체가 아니라, 국가면제 규범이 국제법과 국내법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어떤 관점에서 이해되느냐의 문제이다. 요컨대 국가면제라는 절차규칙과 jus cogens라는 실체규칙을 일원적으로 파악하려는 입장(계층론, hierarchy theory)과 이원적으로 병존시켜 이해하려는 입장(병존론, coexistence theory) 사이의 긴장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핵심적 과제이다. 절대적 면제에서 제한적 면제로 발전해 온 역사처럼, 오늘날 국제관계는 인권보호라는 이상주의와 주권국가의 공존이라는 현실주의를 조정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 국가면제와 강행규범 사이의 이원적 접근을 일원적・통합적 접근으로 전환하는 방안은, 국가면제의 기원과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고 국제법과 국내법의 조화를 모색하는 과정을 통해 마련될 수 있다.

THE KOREAN JOURNAL OF INTERNATIONAL LAWVol. 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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