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tudy on Han Jun-gyeom’s Use of Poetry as a Means of Governance and the Characteristics of Hamsansipgok

본고에서는 유천 한준겸이 함경도 관찰사로 재임하던 시기, 백성을 교화하거나 왕조 창업의 위업을 칭송하기 위해 시가를 적극 활용했던 내력을 살피고, 특히 함흥의 경관 열 곳을 선정하여 지은 <함산십곡>을 중심으로 그 특징과 의의를 분석하였다.한준겸은 임진왜란 직후 야인들이 준동하던 위기적 국면에서 함경도의 통치 책임을 맡아 관찰사로 부임하였다. 그는 전란의 피해를 복구하고 북방의 방비를 강화하는 한편, 이반된 민심을 수습하는 데에도 유념하였으며, 이를 위해 시가를 폭넓게 활용하였다. 한준겸이 시가를 통해 달성하고자 했던 사항은 크게 두 가지로 파악되는데, 하나는 유가적 이념과 종법적 질서의 확립이며, 다른 하나는 북관 지역의 중요성과 자긍심의 환기이다. 오륜의 실천을 독려하는 내용으로 추정되는 <오륜법곡>과, 『용비어천가』를 초략·언해하여 유포한 『용비어천가약본』이 두 부류를 각각 대표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한준겸의 시가 활용 양상을 보여 주는 또 하나의 주요 사례인 <함산십곡>은 『용비어천가약본』과 마찬가지로 북관, 특히 함흥의 위상과 상징성을 강화하려는 목적을 띠고 있다. 그는 함흥의 대표적인 공간 열 곳을 선정하고, 각 공간에 대해 4언 8구 한 수씩 작품을 지어 총 십곡을 구성하였다. 열 개의 공간을 둘씩 묶어, 짝을 이루는 두 곡에는 동일한 어휘 및 통사 구조를 활용하여 연계성을 현시하였다. ‘육릉’·‘본궁’을 다룬 제1·2곡에서는 각각 사조(四祖)와 태조의 유적을 기림으로써 함흥이 풍패지향(豊沛之鄕)임을 직접적으로 부각하였다. ‘격구장’·‘덕산동’을 다룬 제3·4곡에서는 각각 태조의 청년기와 장년기의 행적을 조명하여 함흥에 서린 태조의 기풍을 칭송하였으며, ‘문회당’·‘무양정’을 다룬 제5·6곡에서는 한준겸 자신이 북관을 안정적으로 통치하고 있음을 은연히 드러내면서 문치와 무비가 이상적으로 조화된 양상을 형상화하였다. ‘구천각’·‘낙민루’를 다룬 제7·8곡에서는 함흥의 웅장한 누각을 묘사하여 북관 지역 특유의 정세와 풍광을 운치 있게 포착하였고, ‘백화원’·‘만세교’를 다룬 제9·10곡에서는 수려한 경치와 애상적 정서를 교차시키며 함흥의 일상적 풍광을 섬세하게 담아내었다.이처럼 <함산십곡>은 ‘풍패의 위상’, ‘태조의 기풍’, ‘문무의 제도’, ‘누각의 풍치’, ‘승경과 인정’이라는 다섯 범주를 중심으로 함흥의 과거와 현재, 국가적 상징성과 일상적 감성을 아우르는 구조를 지닌다. 한준겸의 경세가적 사명과 시적 안목이 적절히 조화된 수작이라 할 만하다.

Authors

Publication Details

Journal
The study of Korean Poetry and Culture
Published
2025-08-30
DOI
https://doi.org/10.52530/kpac.2025.56.4
Primary Topic
Marine and Coastal Research
Typ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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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tudy on Han Jun-gyeom’s Use of Poetry as a Means of Governance and the Characteristics of Hamsansipgok

Seung-u Kim
The study of Korean Poetry and Culture
Marine and Coastal Research
article

A Study on Han Jun-gyeom’s Use of Poetry as a Means of Governance and the Characteristics of Hamsansipgok

Seung-u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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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고에서는 유천 한준겸이 함경도 관찰사로 재임하던 시기, 백성을 교화하거나 왕조 창업의 위업을 칭송하기 위해 시가를 적극 활용했던 내력을 살피고, 특히 함흥의 경관 열 곳을 선정하여 지은 <함산십곡>을 중심으로 그 특징과 의의를 분석하였다.한준겸은 임진왜란 직후 야인들이 준동하던 위기적 국면에서 함경도의 통치 책임을 맡아 관찰사로 부임하였다. 그는 전란의 피해를 복구하고 북방의 방비를 강화하는 한편, 이반된 민심을 수습하는 데에도 유념하였으며, 이를 위해 시가를 폭넓게 활용하였다. 한준겸이 시가를 통해 달성하고자 했던 사항은 크게 두 가지로 파악되는데, 하나는 유가적 이념과 종법적 질서의 확립이며, 다른 하나는 북관 지역의 중요성과 자긍심의 환기이다. 오륜의 실천을 독려하는 내용으로 추정되는 <오륜법곡>과, 『용비어천가』를 초략·언해하여 유포한 『용비어천가약본』이 두 부류를 각각 대표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한준겸의 시가 활용 양상을 보여 주는 또 하나의 주요 사례인 <함산십곡>은 『용비어천가약본』과 마찬가지로 북관, 특히 함흥의 위상과 상징성을 강화하려는 목적을 띠고 있다. 그는 함흥의 대표적인 공간 열 곳을 선정하고, 각 공간에 대해 4언 8구 한 수씩 작품을 지어 총 십곡을 구성하였다. 열 개의 공간을 둘씩 묶어, 짝을 이루는 두 곡에는 동일한 어휘 및 통사 구조를 활용하여 연계성을 현시하였다. ‘육릉’·‘본궁’을 다룬 제1·2곡에서는 각각 사조(四祖)와 태조의 유적을 기림으로써 함흥이 풍패지향(豊沛之鄕)임을 직접적으로 부각하였다. ‘격구장’·‘덕산동’을 다룬 제3·4곡에서는 각각 태조의 청년기와 장년기의 행적을 조명하여 함흥에 서린 태조의 기풍을 칭송하였으며, ‘문회당’·‘무양정’을 다룬 제5·6곡에서는 한준겸 자신이 북관을 안정적으로 통치하고 있음을 은연히 드러내면서 문치와 무비가 이상적으로 조화된 양상을 형상화하였다. ‘구천각’·‘낙민루’를 다룬 제7·8곡에서는 함흥의 웅장한 누각을 묘사하여 북관 지역 특유의 정세와 풍광을 운치 있게 포착하였고, ‘백화원’·‘만세교’를 다룬 제9·10곡에서는 수려한 경치와 애상적 정서를 교차시키며 함흥의 일상적 풍광을 섬세하게 담아내었다.이처럼 <함산십곡>은 ‘풍패의 위상’, ‘태조의 기풍’, ‘문무의 제도’, ‘누각의 풍치’, ‘승경과 인정’이라는 다섯 범주를 중심으로 함흥의 과거와 현재, 국가적 상징성과 일상적 감성을 아우르는 구조를 지닌다. 한준겸의 경세가적 사명과 시적 안목이 적절히 조화된 수작이라 할 만하다.

The study of Korean Poetry and CultureVol. 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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