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olitics of ‘Feminine Walking’ in Lee Sun-hee’s Novels
이 글은 1920~30년대에 주된 작품 활동을 펼친 여성 작가인 이선희 소설 속 여성들이 수행하는 걷기의 양상을 살핀다. 특히 벤야민의 ‘산책자’ 개념을 여성적으로 다시 전유한 ‘여성 산책자’와 기 드보르의 ‘표류’를 중심으로 집 밖을 배회하는 여성들을 주목한다.‘외출’과 ‘귀환’의 서사 구조가 반복되는 이선희 소설은 잠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집과 같은 장소를 전제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가정과 불화하거나 기생과 같은 직업여성이라는 등의 이유로 귀가를 원치 않거나 귀가할 곳이 없는 여성들도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기존의 여성 산책자에 포함될 수 없는 여성들이 욕망하는 배회의 양상을 함께 살피는 과정에서, 외출과 산책과 표류가 맺는 관계가 엿보인다. 이는 거리를 걷기가 어렵거나 거리를 빠져나갈 수 있는 자원을 지니지 못한 계층의 여성들이 처해 있었던 교차적인 억압을 주목하며 기존의 개념과 방법론을 비판적으로 읽게 만든다.식민주의와 가부장제가 뿌리내린 억압 가운데 성차에 따른 삶을 살아야 했던 당대 조선 사회에서, 소설 속 여성들은 안과 밖의 기준으로 구획되지 않을 수 있는 다른 세계를 꿈꾼다. 이러한 욕망은 때때로 기존의 질서를 벗어난 공간으로도 형상화되지만, 그것이야말로 여성의 실존적 현실일 수 있다. 여성 산책자와 여성 표류자의 삶은 결국 배회하는 길을 통해 이뤄진다. 그 끝에서 근대적인 환상을 넘어서 나―여성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 자기 세계를 발견한다.
Authors
- Nag-Hyun Kim
Publication Details
- Journal
- The Journal of Korean Literary Creative Writng
- Published
- 2025-08-31
- DOI
- https://doi.org/10.47057/jklcw.2025.64.09
- Primary Topic
- Asian Culture and Media Studies
- Type
- article
- Field-Weighted Citation Imp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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