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tudy on Choi Han-ki’s Editorial Strategies and Intellectual Significance of the 〈Kurapa(歐羅巴, Europe)〉 Section in 『Jigujeonyo(地球全要)』

19세기의 조선에 이르면 서구에 대한 지식의 피동적인 소비를 넘어 이를 가공해내는 양상도 나타난다. 최한기는 조선 밖을 나서본 적 없이 전적으로 서적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태였음에도, 성리학의 세계관과는 상이한 관점으로 세계지리서 『지구전요』를 저술하였다. 이에 본고는 『지구전요』의 체계와 규모가 과연 정보의 기계적 수집․나열이라는 방식만으로 얻어질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에서 착수되었다. 그리고 최한기가 취득한 지적 자원을 자신의 저술로 옮겨가는 양상과 그 특징에 주목하고, 『지구전요』 〈구라파〉를 대상으로 하여 그 편집상에서 나타나는 지적 과정의 일면을 분석했다. 그 결과와 의미를 약술하면 다음과 같다.<br/> 최한기는 ‘기화(氣化)’를 중심축으로 한 ‘문(門)-제조(諸條)’ 분류를 『지구전요』 전체에 걸쳐 체계화하였다. 그리고 지적 자원 3종[『직방외기(職方外紀)』, 『영환지략(瀛環志略)』, 『해국도지(海國圖志)』]의 구라파 총설 부분을 자신의 저서 속에 재구성하여 담았다. 특히 그는 이들로부터 얻은 지식·정보를 『지구전요』에 선별적으로 채록했는데, 지나친 종교적 영향, 중국 중심적 서술, 개연성 없는 인상 비평 등의 내용은 옮겨 싣지 않았으며, 도수지학[수학]의 특장점과 그것의 유럽 문화 내의 위상은 선명하게 드러내었다.<br/> 이처럼 최한기는 유럽에 대한 직접 경험이 없었던 한계에도 불구하고, 서적을 통해 수집된 지식·정보를 자원으로 하되 이를 ‘기화(氣化)’를 축으로 설정된 ‘문(門)-제조(諸條)’의 분류 내로 체계화하여 『지구전요』 〈구라파〉의 총설을 집필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원전의 생산자가 드러냈던 유럽 문화에 대한 서구 중심적·중국중심적 인식을 비판적으로 재조정하는 한편 도수지학에 대한 내용은 선명하게 드러내었다. 유럽에 대한 기왕의 지식·정보가 그의 기화적 세계관하에서 재질서화된 것이다.<br/> 이는 직접 체험이 차단된 대상에 대한 가장 능동적인 탐구 방식으로서, 성리학의 존재론이 무대로 삼았던 우주적 범위가 그의 세계관과 『지구전요』 편찬에 있어 학적 저변으로 작동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다만 이러한 독창적 면모에도 불구하고 그의 저작에는 유럽 문화에서 종교가 차지하는 근본적인 위치와 영향력이 과소평가되고 있으며, 열강의 침략적 팽창에 대한 인식도 읽히지 않는다. 이러한 경향들은 유럽 내 개별 국가들에 대한 나아가 비유럽 권역에 대한 그의 인식 등과의 확장적 분석을 통해 보다 구체화될 수 있는 바, 후속 연구의 과제로 삼겠다.

Authors

Publication Details

Journal
The Journal of History and Practical Thought Studies
Published
2025-08-31
DOI
https://doi.org/10.31335/hpts.2025.08.87.273
Primary Topic
Asian Culture and Media Studies
Type
article
Field-Weighted Citation Impact
0.00
Controls
|||
ALL TIME
JAN
FEB
MAR
APR
MAY
JUN
JUL
AUG
SEP
OCT
article

A Study on Choi Han-ki’s Editorial Strategies and Intellectual Significance of the 〈Kurapa(歐羅巴, Europe)〉 Section in 『Jigujeonyo(地球全要)』

Sungsoo Yoon
The Journal of History and Practical Thought Studies
Asian Culture and Media Studies
article

A Study on Choi Han-ki’s Editorial Strategies and Intellectual Significance of the 〈Kurapa(歐羅巴, Europe)〉 Section in 『Jigujeonyo(地球全要)』

Sungsoo Yoon
article en

Abstract

19세기의 조선에 이르면 서구에 대한 지식의 피동적인 소비를 넘어 이를 가공해내는 양상도 나타난다. 최한기는 조선 밖을 나서본 적 없이 전적으로 서적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태였음에도, 성리학의 세계관과는 상이한 관점으로 세계지리서 『지구전요』를 저술하였다. 이에 본고는 『지구전요』의 체계와 규모가 과연 정보의 기계적 수집․나열이라는 방식만으로 얻어질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에서 착수되었다. 그리고 최한기가 취득한 지적 자원을 자신의 저술로 옮겨가는 양상과 그 특징에 주목하고, 『지구전요』 〈구라파〉를 대상으로 하여 그 편집상에서 나타나는 지적 과정의 일면을 분석했다. 그 결과와 의미를 약술하면 다음과 같다.<br/> 최한기는 ‘기화(氣化)’를 중심축으로 한 ‘문(門)-제조(諸條)’ 분류를 『지구전요』 전체에 걸쳐 체계화하였다. 그리고 지적 자원 3종[『직방외기(職方外紀)』, 『영환지략(瀛環志略)』, 『해국도지(海國圖志)』]의 구라파 총설 부분을 자신의 저서 속에 재구성하여 담았다. 특히 그는 이들로부터 얻은 지식·정보를 『지구전요』에 선별적으로 채록했는데, 지나친 종교적 영향, 중국 중심적 서술, 개연성 없는 인상 비평 등의 내용은 옮겨 싣지 않았으며, 도수지학[수학]의 특장점과 그것의 유럽 문화 내의 위상은 선명하게 드러내었다.<br/> 이처럼 최한기는 유럽에 대한 직접 경험이 없었던 한계에도 불구하고, 서적을 통해 수집된 지식·정보를 자원으로 하되 이를 ‘기화(氣化)’를 축으로 설정된 ‘문(門)-제조(諸條)’의 분류 내로 체계화하여 『지구전요』 〈구라파〉의 총설을 집필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원전의 생산자가 드러냈던 유럽 문화에 대한 서구 중심적·중국중심적 인식을 비판적으로 재조정하는 한편 도수지학에 대한 내용은 선명하게 드러내었다. 유럽에 대한 기왕의 지식·정보가 그의 기화적 세계관하에서 재질서화된 것이다.<br/> 이는 직접 체험이 차단된 대상에 대한 가장 능동적인 탐구 방식으로서, 성리학의 존재론이 무대로 삼았던 우주적 범위가 그의 세계관과 『지구전요』 편찬에 있어 학적 저변으로 작동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다만 이러한 독창적 면모에도 불구하고 그의 저작에는 유럽 문화에서 종교가 차지하는 근본적인 위치와 영향력이 과소평가되고 있으며, 열강의 침략적 팽창에 대한 인식도 읽히지 않는다. 이러한 경향들은 유럽 내 개별 국가들에 대한 나아가 비유럽 권역에 대한 그의 인식 등과의 확장적 분석을 통해 보다 구체화될 수 있는 바, 후속 연구의 과제로 삼겠다.

The Journal of History and Practical Thought StudiesVol. 87
Openalex Percentile: Top 71%
Asian Culture and Media Studies
AI Navigator

Ask Laika to Summarize, Analyze, and Connect papers live on the map.

Summarize Papers & Methodologies

Extract key findings, datasets, and comparative methods across publications.

Benchmark Rankings & Visual Analytics

Rank top research institutions, authors, funders, topics, and journals by Field-Weighted Citation Impact (FWCI) and paper volume with instant charts.

Connect Distant Disciplines

Bridge topological clusters on the map to find hidden collaborative intersec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