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lecture on ‘Jachitonggamgangmok(資治通鑑綱目, Compendium of the Comprehensive Mirror to Aid in Government)’ at a royal lecture(gyeongyeon, 經筵) held during the reign of King Yeonsangun(燕山君) of the Joseon Dynasty

예상과 달리 연산군대 경연은 출발부터 순조롭지 못했다. 계속된 지지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도로 경연관측에서 『자치통감강목』 위주의 강의를 권유했고 이에 국왕도 동의하였다. 이로써 연산군대의 경연은 곧 『강목』 강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서연 때를 포함한 것이지만 유일하게 책 전체를 강독했다.<br/> 처음부터 진도가 더디어지게 된 것이 국왕의 태만과 나태함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으나 성종대 후반 이후 격화된 정쟁 속에서 대처 방안을 제대로 찾지못한 채 기피하거나 외면했던 것도 크게 작용했다. 이는 군신간의 갈등과 대립을 오히려 조장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br/> 초반기 정쟁의 큰 고비였던 무오사화 이후에도 한동안 진도는 이전의 양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데 갑자기 연산군 8년부터 9년 사이에 『강목』 절반 분량의 후반부를 단숨에 읽어버렸다. 이로써 강의 진도면에서의 불균형이 대단히 심각했음을 알 수 있다. 갑자기 빨라진 이유가 확실치 않으나 국왕의 초월적 권위를 구현할 수 있는 길을 발견한다던가 이른바 권신들을 제압하는 방도 따위를 역사 속에서 살펴보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하지만 이는 실패로 점철되었으며 군신 간의 갈등과 충돌만 증폭시켰다. 뒷날 연산군의 폐정이 『강목』 강의의 일변도, 즉 역사서의 강독에 치우쳤기 때문에 발생했다는 견해가 나오는 계기가 되었다.<br/> 다음으로 강의의 내용을 분야별로 분석하여 그 의미와 성격을 먼저 정치 분야와 인사 문제를 둘러싼 갈등, 두 번째 경제와 사회 정책에 대한 이해의 대립, 마지막으로 문화와 종교 방면에서의 타협 등의 순서로 살펴보았다. 우선 정치문제에서는 관리들의 인사와 관련해서 벌어진 갈등이 후반부에 들어가 격화되어 국왕과 그 측근의 일방적 행사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면서 마침내 수습하기 어려운 처지로까지 몰렸다.<br/> 두 번째 경제와 사회 정책 분야의 경우 정치 문제보다도 그 저변이 깊었는데 초반기 민생 안정의 추구 등에서 벗어나 이윽고 임금과 왕실 소비의 과도함에 대한 지적과 함께 해결책의 강구를 거세게 논의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는 곧 국왕과 재상을 위시한 신료층 간의 극한적인 대립으로 치달으며 결정적인 파국을 초래하였다.<br/> 마지막으로 문화와 종교 방면에서는 전자의 경우 『강목』 강의의 영향으로 역사서의 편찬과 간행 문제가, 후자에서는 불교와 도교 등에 대해 이단 척결이라는 방향에서 주로 논의되었다. 정치나 경제 등과 달리 군신 간의 이해관계가 대개 일치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되었다. 다만 연산군이 주도했던 소격서 혁파가 방법과 내용 등에서 문제가 많았는데 이를 바로잡는다는 차원에서 중종반종 이후 즉각 복구되었다. 이것이 차후 경연에서 소격서 혁파 문제와 관련하여 커다란 논쟁을 낳는 계기가 되었다.<br/> 연산군의 퇴위와 더불어 부활한 경연은 그 위상이 한층 굳건해졌다. 하지만 거기서 벌어졌던 갈등과 충돌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 또 다른 내용과 형태로 재현되면서 중종대에 벌어졌던 기묘사화를 초래하는 인자로도 영향을 끼쳤다. 그런 점에서 연산군 때의 경연을 새롭게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

Authors

Publication Details

Journal
The Journal of History and Practical Thought Studies
Published
2025-08-31
DOI
https://doi.org/10.31335/hpts.2025.08.87.85
Primary Topic
Religion, Society, and Development
Type
article
Field-Weighted Citation Imp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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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lecture on ‘Jachitonggamgangmok(資治通鑑綱目, Compendium of the Comprehensive Mirror to Aid in Government)’ at a royal lecture(gyeongyeon, 經筵) held during the reign of King Yeonsangun(燕山君) of the Joseon Dynasty

Hoon Pyo Yoon
The Journal of History and Practical Thought Studies
Religion, Society, and Development
article

A lecture on ‘Jachitonggamgangmok(資治通鑑綱目, Compendium of the Comprehensive Mirror to Aid in Government)’ at a royal lecture(gyeongyeon, 經筵) held during the reign of King Yeonsangun(燕山君) of the Joseon Dynasty

Hoon Pyo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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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예상과 달리 연산군대 경연은 출발부터 순조롭지 못했다. 계속된 지지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도로 경연관측에서 『자치통감강목』 위주의 강의를 권유했고 이에 국왕도 동의하였다. 이로써 연산군대의 경연은 곧 『강목』 강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서연 때를 포함한 것이지만 유일하게 책 전체를 강독했다.<br/> 처음부터 진도가 더디어지게 된 것이 국왕의 태만과 나태함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으나 성종대 후반 이후 격화된 정쟁 속에서 대처 방안을 제대로 찾지못한 채 기피하거나 외면했던 것도 크게 작용했다. 이는 군신간의 갈등과 대립을 오히려 조장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br/> 초반기 정쟁의 큰 고비였던 무오사화 이후에도 한동안 진도는 이전의 양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데 갑자기 연산군 8년부터 9년 사이에 『강목』 절반 분량의 후반부를 단숨에 읽어버렸다. 이로써 강의 진도면에서의 불균형이 대단히 심각했음을 알 수 있다. 갑자기 빨라진 이유가 확실치 않으나 국왕의 초월적 권위를 구현할 수 있는 길을 발견한다던가 이른바 권신들을 제압하는 방도 따위를 역사 속에서 살펴보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하지만 이는 실패로 점철되었으며 군신 간의 갈등과 충돌만 증폭시켰다. 뒷날 연산군의 폐정이 『강목』 강의의 일변도, 즉 역사서의 강독에 치우쳤기 때문에 발생했다는 견해가 나오는 계기가 되었다.<br/> 다음으로 강의의 내용을 분야별로 분석하여 그 의미와 성격을 먼저 정치 분야와 인사 문제를 둘러싼 갈등, 두 번째 경제와 사회 정책에 대한 이해의 대립, 마지막으로 문화와 종교 방면에서의 타협 등의 순서로 살펴보았다. 우선 정치문제에서는 관리들의 인사와 관련해서 벌어진 갈등이 후반부에 들어가 격화되어 국왕과 그 측근의 일방적 행사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면서 마침내 수습하기 어려운 처지로까지 몰렸다.<br/> 두 번째 경제와 사회 정책 분야의 경우 정치 문제보다도 그 저변이 깊었는데 초반기 민생 안정의 추구 등에서 벗어나 이윽고 임금과 왕실 소비의 과도함에 대한 지적과 함께 해결책의 강구를 거세게 논의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는 곧 국왕과 재상을 위시한 신료층 간의 극한적인 대립으로 치달으며 결정적인 파국을 초래하였다.<br/> 마지막으로 문화와 종교 방면에서는 전자의 경우 『강목』 강의의 영향으로 역사서의 편찬과 간행 문제가, 후자에서는 불교와 도교 등에 대해 이단 척결이라는 방향에서 주로 논의되었다. 정치나 경제 등과 달리 군신 간의 이해관계가 대개 일치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되었다. 다만 연산군이 주도했던 소격서 혁파가 방법과 내용 등에서 문제가 많았는데 이를 바로잡는다는 차원에서 중종반종 이후 즉각 복구되었다. 이것이 차후 경연에서 소격서 혁파 문제와 관련하여 커다란 논쟁을 낳는 계기가 되었다.<br/> 연산군의 퇴위와 더불어 부활한 경연은 그 위상이 한층 굳건해졌다. 하지만 거기서 벌어졌던 갈등과 충돌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 또 다른 내용과 형태로 재현되면서 중종대에 벌어졌던 기묘사화를 초래하는 인자로도 영향을 끼쳤다. 그런 점에서 연산군 때의 경연을 새롭게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

The Journal of History and Practical Thought StudiesVol.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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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igion, Society, and Develop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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