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ghteous Evil, Vigilantism: How Does the Desire for Justice Turn into Evil?
이 글에서는 최근 한국 사회에 나타나고 있는 특징적 현상인 ‘자경주의’(Vigilantism)를 분석하고 그 배후에 자리잡고 있는 디지털 사회의 집단적 열정의 근원이 무엇인가를 검토했다. 자경주의란 ‘위반을 응징하고자 하는 의도로 수행되는 초법적 실천’으로 정의할 수 있다. 자경주의를 행하는 이들은 법을 대신하여, 법이 실현해야 하는 정의를 자신이 직접 집행한다는 굳은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신념에는 법이 시민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고 있으며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악과 악인들에 대한 응징이 미약하다는 분노가 포함되어 있다. 자경주의는 악의 창궐에 대한 분노와 정의에 대한 갈망으로부터 생겨난 것처럼 보이지만, 공동체적 선을 위협하고 정의를 주장하는 악으로 전환될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자경주의가 가진 중요한 특징을 초법적 성격과 페티시로서의 정의로 나누어 분석했다. 초법적 성격이란 자경주의가 범범자에 대한 응징을 통해 법을 수호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으면서도 그것의 실현 과정에서 법을 넘어선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 한편 자경주의의 정의 구현 과정에서 정의를 구현하는 행위 자체가 정의가 되는 페티시로서의 정의가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했다. 페티시로서의 정의는 응징할 수 있는 불의로서의 악을 지속적으로 요청하는데, 이는 응징을 당하는 악인이 겪는 피해와 고통이 응징하는 주체에게 큰 쾌락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자경주의적 실천에서 언급되는 정의는 가학적 쾌락의 일종이며, 이는 정의 포르노라고 할 수 있다. 자경주의적 실천이 광범위하게 퍼진 사회는 정의에 중독된 사회이다. 그러나 이러한 쾌락은 일시적일 뿐만 아니라, 반복될수록 혹은 중독될수록 쾌락의 강도가 낮아진다. 따라서 정의 포르노로서의 자경주의는 지속적으로 더 강력한 악을 요구한다. 악이 쾌락을 위해서 규정될 때, 혹은 쾌락을 위해서 악이 만들어질 때, 자경주의적 실천은 그 자체의 구조로부터 악으로 변모하게 된다.
Authors
- Hyun-Woo Cho (ORCID: https://orcid.org/0000-0002-5822-5865)
Publication Details
- Journal
- Humanities Journal
- Published
- 2025-08-31
- DOI
- https://doi.org/10.37981/hjhrisu.2025.8.73.5
- Primary Topic
- Theology and Philosophy of Evil
- Type
- article
- Field-Weighted Citation Imp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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