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erred Healing: The Writings and Illnesses of Intellectuals in the 1910s
치유란 인간이 취약한 상태를 극복하고 건강을 회복함을 가리킨다. 의료적 관점에서는 질병을 치료하고 심신을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림을 의미한다. 문학 내에서도 작중인물은 종종 발병과 치유의 과정을 겪는데, 이는 보통 서사의 흐름과 관계가 깊다. 이를테면 갈등의 점증과 해소의 과정이란 작중인물의 발병과 치유의 과정과 궤를 공유한다는 것이다.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고전소설에서의 화병이다. 작중인물은 화병에 걸렸다가 치유됨으로써 질서가 어그러진 세계를 이겨내고 복록을 얻는다는 서사를 완성한다. 이러한 구조는 이후 신소설이나 번안소설이 등장한 뒤에도 유지된다. 근대 의료의 유입에 따라 병명과 증상은 바뀌었을지언정 치유의 서사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그러나 재일유학생 중심의 지식인들이 소설 창작의 전면에 등장하면서 이러한 서사는 변화를 겪었다. 질병은 고통받는 지식인의 자기정체성을 드러내는 데 효과적인 장치였고, 특히 결핵과 신경쇠약은 기존의 낭만주의 사조가 채택했던 이미지와 더불어 고뇌하는 지식인을 표상하는 데 더욱 유효했다. 적잖은 지식인들이 이러한 질병을 통해 자신의 남다른 감각을 드러내고자 했고, 이는 동인지를 중심으로 한 각종 편지글이나 소설 등을 통해서 이루어졌다.그러하기에 이들의 소설 속에 나타나는 인물들은 치유의 과정을 겪지 않는다. 오히려 질병을 극단적인 양상으로 끌고 감으로써 자신과 외부세계 사이의 갈등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방식을 택했다. 그리고 이는 자신에 대한 표상이라는 측면에서, 오히려 질병으로부터의 치유를 유보함으로써 근원적인 관점에서의 ‘치유’를 획득하는 행위이기도 했다.
Authors
- Sung-ho Park
Publication Details
- Journal
- Journal of Shimhoon
- Published
- 2025-08-31
- DOI
- https://doi.org/10.61392/shun.2025.08.31.03
- Primary Topic
- Historical Psychiatry and Medical Practices
- Type
- article
- Field-Weighted Citation Imp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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