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Officials to the King: The Transformation of Movable Type Projects in Late Goryeo and Early Joseon
본 연구는 정도전의 「치서적포시병서」와 권근의 「계미자주자발」, 변계량의 「경자자주자발」을 비교하며 활자 주조 사업에 대한 엘리트들의 인식 변화를 탐구한다. 이 글들은 단순히 당대 통치자를 찬양하는 상투적인 관각문학이 아니라, 당대의 지적 맥락을 반영하는 정치적 텍스트이기 때문이다.<br/> 고려 말의 정도전은 활자 주조와 서적 간행을 사문(斯文)의 흥기를 책임지는 관인들의 자발적인 사업이라 주장하였다. 그러한 주장은 수사로만 그치지 않아, 비용까지도 관인들이 직접 조달하며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이는 관인 스스로가 어진 정치를 기획하고 실천하는 주체라는 인식과 연결된다. 이러한 사유 안에 국왕의 역할은 존재하지 않았다.<br/> 반면 태종은 이러한 활자 주조 사업을 자신이 주도하는 국가적 사업으로 만들고자 하였다. 태종 또한 활자 주조와 서적 인쇄가 유생들의 독서를 위한 사업이라 주장하였지만, 과거 관인들의 노력을 의도적으로 무시함으로써 사업의 연원을 자신에게 두고 있었다. 그와 함께 내탕(內帑)을 냄으로써 스스로 사업의 재원을 조달하던 관인들의 관행을 따라하고 있었다. 국왕의 개입이라는 낯선 행위를 당대의 관행 또는 관습에 접합함과 동시에 자신의 것으로 전유하려는 전략적 행동이었다. 이러한 변화가 자리 잡자 이제 세도(世道)의 융흥(隆興)은 국왕의 책임이 되었다. 그리고 국왕은 자신의 책임을 국가의 운영과 통치라는 맥락에 위치시킴으로써 정당화하고 있었다.
Authors
- Hyun Wook Lee
Publication Details
- Journal
- The Review of Korean and Asian Political Thoughts
- Published
- 2025-09-03
- DOI
- https://doi.org/10.35161/rkapt.2025.08.24.2.31
- Primary Topic
- Cultural and Historical Studies
- Type
- article
- Field-Weighted Citation Imp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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