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ransformation of Gyeongbokgung Palace’s Rear Garden(景福宮 後苑): Architectural Reflections of Heungseon Daewongun’s and King Gojong’s Political Intentions
고종 초 중건 경복궁은 국초 창건된 경복궁의 주요전각과 4개 대문을 계승했으나 궁궐 북쪽 경계가 크게 확장되었다. 외부인의 조망을 막아 보안을 강화하고, 창덕궁 옥류천의 풍광과 춘당대의 넓은 공터를 활용했던 조선후기 경험을 구현하기 위해서 경복궁 신무문 밖 백악산 자락까지 후원 권역을 확장하고 새로운 담장을 설치한 것이다. 이와 함께 신무문 안쪽 후원의 대표 전각인 경회루는 중건되었으나 그 밖의 후원 전각들은 중건되지 않았다. 반면 흥선대원군 집권기, 고종 친정기에 신무문 안팎 후원에 새로운 전각들이 들어섰다. 흥선대원군과 고종, 두 정치 주체의 지향에 따라 후원 공간 활용에 큰 변화가 생긴 것이다.<br/> 흥선대원군은 경복궁 서북쪽에 태원전, 문경전, 회안전을 새롭게 조성했다. 이들은 빈전 및 혼전 성격의 건물이다. 또 동북쪽에 위치한 선원전과 경복궁의 동문인 건춘문 밖 종친부 내 천한전에 선대 어진을 나누어 봉안함으로써 종친부의 위상을 높였다. 흥선대원군은 종친부를 자신의 친위세력으로 육성하는 과정에서 왕실 의례를 주도하는 종친들의 주요 활동 공간인 제례 공간에 주목했다. 기존 후원 공간에 제례 기능을 강화한 흥선대원군은 신무문 밖으로 후원 영역을 확장했다. 신무문 밖에 춘당대와 동일한 기능을 위한 경무대를 조성했다. 이렇게 조성된 경무대 역시 대종회를 개최하는 등 종친들의 화합을 다지는 공간으로 활용되었다. 이와 함께 경무대 앞에 융문당과 융무당을 건립하여 국왕의 친림 하에 실시하는 군사훈련장으로 활용하였다. 이는 흥선대원군의 강병책에 따른 공간활용이라 할 수 있다.<br/> 고종은 성장함에 따라 흥선대원군을 배제하고 친정하고자 하는 의지를 후원 공간을 통해 드러냈다. 고종은 내탕금으로 후원지 북쪽에 ‘규장각’을 계승한 건청궁을 조성했다. 건청궁은 정조에서 고종으로 이어지는 정통성을 상징하는 공간이었다. 두 차례 대형화재로 고종의 창덕궁 이어와 경복궁 환어가 거듭되면서 건청궁 권역은 점차 고종의 업무와 생활, 도서 수장을 위한 공간으로 변화했다. 특히 1885년 이후에 고종이 민씨척족 세력을 측근세력으로 삼아 개화정책을 추진하면서 건청궁 주변의 정치적 기능은 더욱 강화되었다. 고종은 공식적 편전인 수정전과 사정전이 아닌 건청궁 주변 별전에서 소견 형식으로 외국사신 및 측근관료들을 만났다.<br/> 갑신정변 이후 고종은 청국의 간섭을 배제하려는 시도와 함께 신무문 안쪽 자신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관문각을 양관으로 고쳤으며, 건청궁 주변으로 시계탑과 전등, 전기시설 등 근대문물을 설치했다. 신무문 밖은 권농을 강조하는 경농재와 대유헌을 세우고 내농포를 확장시켰으며 경무대 내 과거시험을 빈번히 시행하여 전통적 기능을 더욱 강화했다. 전통적 가치를 지키면서 서구문물을 받아들이려는 고종의 시도가 공간으로 구현된 것이다. 그러나 사대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대조약을 맺으려는 과정에서 마찰이 발생하고 양관으로 고친 관문각에 어진을 봉안할 수 없었던 것과 같이 고종의 동도서기는 실현하기 어려운 문제였다.<br/> 궁궐 공간에서 후원 영역은 변용하기 가장 쉬운 공간이었다. 따라서 국가의 최고 권력자는 후원 공간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지향을 보여줄 수 있었다. 중건 경복궁 후원의 활용 양상의 변화는 흥선대원군의 종친부 강화 의지와 고종의 동도서기 지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Authors
- MyungBo Lee
Publication Details
- Journal
- The Journal of Seoul studies
- Published
- 2025-08-31
- DOI
- https://doi.org/10.17647/jss.2025.08.100.39
- Primary Topic
- Cultural and Historical Studies
- Type
- article
- Field-Weighted Citation Imp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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