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ner Temporality in Han Kang’s < We Do Not Part >

흔히 시간이 수평적으로 흐른다고 말한다. 하지만 진정한 시간은 흐른다기보다 쌓이면서 겹치고 어긋나며 수직적으로 작동한다. 흐른다고 여기는 시간을 실제의 시간이라고 한다면, 수직적으로 작동하는 시간은 ‘시간성’이라 할 수 있다. 시간성은 개인 또는 집단의 내면서 작동함으로써 사건의 진실을 은유적으로 그리고 상징적으로 구성해 드러낸다. 그럼으로써 주체의 존재를 내면의 사건으로 만들고, 외부의 사건을 내면의 존재로 만든다. 이렇게 시간성은 주체와 사건을 오가면서 양쪽의 존재를 구성하고 장악한다. 그래서 내면적 시간성에서 내면은 의식의 내면일 뿐만 아니라, 현실세계의 내면이기도 하다. 내면적 시간성은 세계로부터 자발적으로 형성되어 의식을 포섭하고 관통함으로써 주체를 수동적이게끔 한다.한강의 작품 『작별하지 않는다』는 두 여자 즉 경하와 인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작품에서 실제의 시간은 24시간이 채 안 된다. 그 짧은 실제의 시간 동안 특히 제주 4ㆍ3에 대한 섬뜩하기 이를 데 없는 엄청난 내면적 시간성이 순환ㆍ회귀ㆍ이탈 등의 형식을 마음껏 활용하면서 펼쳐진다. 내면적시간성은 주로 경하의 의식에서 펼쳐지고, 인선은 경하에게 내면적 시간성을 위한 실제의 과거에 관한 온갖 기억과 사건의 자료를 마련해 준다.논자로서는 『작별하지 않는다』의 문학적인 위력이 작가 한강이 내면적 시간성을 작품의 내용뿐만 아니라 근본 형식의 구도로 삼아 표출한 데 있다고 여긴다. 작품에서 실제의 시간을 찾으려 해서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작품 자체가 내면적 시간성의 구도로 점철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럼으로써 작품은 제주 4ㆍ3에 관해 목숨을 노릴 정도로 깊이 쌓이는 “눈”으로 은유 되는 이데올로기적으로 왜곡된 실제 역사의 억압이 갖는 정체를 드러낸다. 그리고 그 억압을 통해 깊이 매몰된 은폐된 기억의 지층을 끌어올려 점점 타들어 가는 “성냥개비 불꽃”으로 은유 되는 날카로운 생명의 위기와 분노와 원한과 부활을 “그러니까 바로 지금”에 응축되어 수직으로 솟구치는 내면적 시간성으로 여지없이 드러낸다.따라서 논자는 『작별하지 않는다』에서 작가가 제주 4ㆍ3의 내면적 시간성을 드러내기 위해 어떤 구도를 만들어 구현하고, 어떤 특이한 특히 시적인 은유가 가득한 나머지 오히려 “빨래를 쥐어짜는 순간 쏟아지는 물처럼 손을 적시는 것처럼” 실감을 더하는 통증에 젖은 낱말과 문장들을 “껍데기에서 몸을 꺼내 칼날 위를 전진하는 달팽이와 같이” 절절하면서도 적실하게 찾아내어 문학을 건립해 내는가를 보이고자 한다.

Authors

Publication Details

Journal
The Journal of Global Korean Studies
Published
2025-05-31
DOI
https://doi.org/10.63531/tjgks.250102
Primary Topic
Asian Culture and Media Studies
Type
article
Field-Weighted Citation Impact
0.00
Contro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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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The Inner Temporality in Han Kang’s < We Do Not Part >

Kwangdje Cho
The Journal of Global Korean Studies
Asian Culture and Media Studies
article

The Inner Temporality in Han Kang’s < We Do Not Part >

Kwangdje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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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흔히 시간이 수평적으로 흐른다고 말한다. 하지만 진정한 시간은 흐른다기보다 쌓이면서 겹치고 어긋나며 수직적으로 작동한다. 흐른다고 여기는 시간을 실제의 시간이라고 한다면, 수직적으로 작동하는 시간은 ‘시간성’이라 할 수 있다. 시간성은 개인 또는 집단의 내면서 작동함으로써 사건의 진실을 은유적으로 그리고 상징적으로 구성해 드러낸다. 그럼으로써 주체의 존재를 내면의 사건으로 만들고, 외부의 사건을 내면의 존재로 만든다. 이렇게 시간성은 주체와 사건을 오가면서 양쪽의 존재를 구성하고 장악한다. 그래서 내면적 시간성에서 내면은 의식의 내면일 뿐만 아니라, 현실세계의 내면이기도 하다. 내면적 시간성은 세계로부터 자발적으로 형성되어 의식을 포섭하고 관통함으로써 주체를 수동적이게끔 한다.한강의 작품 『작별하지 않는다』는 두 여자 즉 경하와 인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작품에서 실제의 시간은 24시간이 채 안 된다. 그 짧은 실제의 시간 동안 특히 제주 4ㆍ3에 대한 섬뜩하기 이를 데 없는 엄청난 내면적 시간성이 순환ㆍ회귀ㆍ이탈 등의 형식을 마음껏 활용하면서 펼쳐진다. 내면적시간성은 주로 경하의 의식에서 펼쳐지고, 인선은 경하에게 내면적 시간성을 위한 실제의 과거에 관한 온갖 기억과 사건의 자료를 마련해 준다.논자로서는 『작별하지 않는다』의 문학적인 위력이 작가 한강이 내면적 시간성을 작품의 내용뿐만 아니라 근본 형식의 구도로 삼아 표출한 데 있다고 여긴다. 작품에서 실제의 시간을 찾으려 해서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작품 자체가 내면적 시간성의 구도로 점철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럼으로써 작품은 제주 4ㆍ3에 관해 목숨을 노릴 정도로 깊이 쌓이는 “눈”으로 은유 되는 이데올로기적으로 왜곡된 실제 역사의 억압이 갖는 정체를 드러낸다. 그리고 그 억압을 통해 깊이 매몰된 은폐된 기억의 지층을 끌어올려 점점 타들어 가는 “성냥개비 불꽃”으로 은유 되는 날카로운 생명의 위기와 분노와 원한과 부활을 “그러니까 바로 지금”에 응축되어 수직으로 솟구치는 내면적 시간성으로 여지없이 드러낸다.따라서 논자는 『작별하지 않는다』에서 작가가 제주 4ㆍ3의 내면적 시간성을 드러내기 위해 어떤 구도를 만들어 구현하고, 어떤 특이한 특히 시적인 은유가 가득한 나머지 오히려 “빨래를 쥐어짜는 순간 쏟아지는 물처럼 손을 적시는 것처럼” 실감을 더하는 통증에 젖은 낱말과 문장들을 “껍데기에서 몸을 꺼내 칼날 위를 전진하는 달팽이와 같이” 절절하면서도 적실하게 찾아내어 문학을 건립해 내는가를 보이고자 한다.

The Journal of Global Korean StudiesVol.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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