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in Yeosu」: Rhizomatic Space and Schizophrenic Subject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주목받는 한강 문학은 그동안 대표작이나 문제작 위주로 연구되었다. 「여수의 사랑」은 1995년에 발간된 첫 작품집의 첫 번째에 수록된 표제작으로 미학적이고 독창적인 한강문학세계가 구축되어가는 원형이자 단초로 볼 수 있다. 1990년대 문학의 자장 하에서 출발한 한강은 1993년에 시로 등단한바, 시인으로 출발한 작가들이 지닌 미학적이고 감성적인 표현으로 소설의 완성도를 높인다. 「여수의 사랑」의 상처와 통증을 지닌 두 여성과 연관된 여수라는 공간은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여행서사구조를 지닌 이 소설은 정선과 자흔이 여수행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파헤치는 여정을 담고 있다. 수로와 섬이 많은 여수는 리좀적 사유가 진행되는 리좀-공간으로, 고아 출신의 리좀적인 자흔에겐 아름다운 고향으로 생성되며 동반자살의 비극적인 가정사를 지닌 정선에겐 슬픔과 고통의 공간이다. 월세방 동거인인 자흔은 카오스로, 정선은 코스모스로서 물과 기름 같은 정반대의 성격으로 부딪치지만 서로 번지고 스며들면서 카오스모스로 나아간다. 여성관찰자인 ‘나’(정선)에 의해 관찰되는 자흔은 짝패이자 샴쌍둥이, 타아로서 인식되는 이질적이고 낯선 존재이다. 나를 돌보고 염려하는 그녀에게 상처를 주고 그녀가 떠나자 나의 질병은 치유되며 자흔을 찾아 떠나는 여수행을 끝으로 소설은 마무리된다. 이 소설에선 자흔과 정선의 결연관계뿐만 아니라 정선과 미선의 혈통관계도 중시된다. 죽거나 죽어가는 동기를 상정해두고 대속하는 살아남은 자의 고통과 고독을 통해 인간본성과 삶의 본질을 추적하는 한강 소설의 주도 모티프로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질병에 시달리는 분열증적 주체인 현대인의 모습을 통해 우리 시대가 정신분열시대임을 드러내며 두 여성의 연대와 치유를 통해 사랑과 희망으로 나아간다. 「여수의 사랑」의 ‘자흔’은 「검은 사슴」의 ‘의선’, 「채식주의자」의 ‘영혜’의 원형적 인물로 한강 소설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한강 소설은 연대와 치유와 희망을 제시한 초기문학에서 비극적이고 비관적인 세계관으로 변화된다.
Authors
- Mi-Rim Lee
Publication Details
- Journal
- Baedalmal
- Published
- 2025-06-30
- DOI
- https://doi.org/10.52636/kl.76.8
- Primary Topic
- Asian Culture and Media Studies
- Type
- article
- Field-Weighted Citation Imp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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