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ife and Buddhism in Chusa’s Poetry

추사 김정희의 경우, 그동안 문학보다는 서화(書畫)가 더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문학사에서도 조선후기의 대표적인 문인으로 언급되지만 실제 그의 시문학에 대 한 연구는 예술 방면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고 단조로운 편이다. 이 글에서는 기 왕의 추사체(秋史體) 연구에서 도출된 특성을 그의 삶의 궤적 및 인간적 특성과 연 결 지은 논의와 문학사의 평가에 근거를 두고 추사 시의 한 특성을 살펴보고자 하 였다. 곧 그의 시문학의 귀결로 ‘일상성’과 ‘불교’를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추사는 누구보다 화려한 삶을 살았고 그만큼 큰 명성도 얻었다. 그러나 중년 이 후의 삶은 이곳저곳으로 내쫓기는 신세였고 그 누구보다도 낙차가 큰 삶을 살았다. 그의 시 중에는 한평생 가난하게 살면서도 자족하는 한 노부부의 모습이 부럽게 그려지고 있다. 이와 같이 추사 시에는 일상적인 것, 소박한 것에 한층 따뜻한 시 선을 보내고 있는 작품도 여럿 볼 수가 있다. 이러한 시에서 묘사 또한 일상적인 정경을 담은 시가 곧 그림임을 보여주었다. 일상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비범한 솜씨가 돋보인다. 일상성, 즉 관념이 아닌 일상생활의 의미와 가치를 긍정한다는 것은 결국, 천근한 듯 하지만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욕구와 요건을 통해서 인간 존재를 재인식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일상생활의 기본 요건과 그에 수반된 평범한 소재를 다루는 것, 그것을 시화(詩化)하는 것은 관념보다는 자기 경 험과 실제를 감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추사는 어린 시절부터 가문의 원찰(願刹) 화암사(華巖寺)에서 불교와 접하였으 며, 기회가 될 때마다 사찰 현판이나 불교 관련 작품을 많이 남겼고, 승려들과 교 류하며 불교시를 많이 지었다. 특히 평생의 지기인 초의선사와 교유하면서 주고받 은 시들은 대부분 불교의 언어로 점철된 것이었다. 추사가 말년에 남긴 <불이선란 도(不二禪蘭圖)> 제화시에서는, 그림에 쓴 시문과 그림이 둘이 아니듯, 추사가 평 생 불교에 기대어 삶의 역정을 견디어 온 한 지향점을 살필 수 있다.

Authors

Publication Details

Journal
The East Asian Ancient Studies
Published
2025-06-30
DOI
https://doi.org/10.17070/aeaas.2025.6.78.39
Primary Topic
Chinese history and philosophy
Typ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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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 and Buddhism in Chusa’s Poetry

Young-hoon An
The East Asian Ancient Studies
Chinese history and phi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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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 and Buddhism in Chusa’s Poetry

Young-hoon 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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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추사 김정희의 경우, 그동안 문학보다는 서화(書畫)가 더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문학사에서도 조선후기의 대표적인 문인으로 언급되지만 실제 그의 시문학에 대 한 연구는 예술 방면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고 단조로운 편이다. 이 글에서는 기 왕의 추사체(秋史體) 연구에서 도출된 특성을 그의 삶의 궤적 및 인간적 특성과 연 결 지은 논의와 문학사의 평가에 근거를 두고 추사 시의 한 특성을 살펴보고자 하 였다. 곧 그의 시문학의 귀결로 ‘일상성’과 ‘불교’를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추사는 누구보다 화려한 삶을 살았고 그만큼 큰 명성도 얻었다. 그러나 중년 이 후의 삶은 이곳저곳으로 내쫓기는 신세였고 그 누구보다도 낙차가 큰 삶을 살았다. 그의 시 중에는 한평생 가난하게 살면서도 자족하는 한 노부부의 모습이 부럽게 그려지고 있다. 이와 같이 추사 시에는 일상적인 것, 소박한 것에 한층 따뜻한 시 선을 보내고 있는 작품도 여럿 볼 수가 있다. 이러한 시에서 묘사 또한 일상적인 정경을 담은 시가 곧 그림임을 보여주었다. 일상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비범한 솜씨가 돋보인다. 일상성, 즉 관념이 아닌 일상생활의 의미와 가치를 긍정한다는 것은 결국, 천근한 듯 하지만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욕구와 요건을 통해서 인간 존재를 재인식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일상생활의 기본 요건과 그에 수반된 평범한 소재를 다루는 것, 그것을 시화(詩化)하는 것은 관념보다는 자기 경 험과 실제를 감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추사는 어린 시절부터 가문의 원찰(願刹) 화암사(華巖寺)에서 불교와 접하였으 며, 기회가 될 때마다 사찰 현판이나 불교 관련 작품을 많이 남겼고, 승려들과 교 류하며 불교시를 많이 지었다. 특히 평생의 지기인 초의선사와 교유하면서 주고받 은 시들은 대부분 불교의 언어로 점철된 것이었다. 추사가 말년에 남긴 <불이선란 도(不二禪蘭圖)> 제화시에서는, 그림에 쓴 시문과 그림이 둘이 아니듯, 추사가 평 생 불교에 기대어 삶의 역정을 견디어 온 한 지향점을 살필 수 있다.

The East Asian Ancient StudiesVol.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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