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tudy on the Care of Gang JeongIldang

우리는 돌봄균형이 깨진 세계에 살고 있다. 인간의 의존성을 보편으로 간주하는 돌봄은 인간에게 필수적 요소이지만 재생산 노동에 포함되면서 역사적으로 여성이 담당해 왔다. 개인간의 헌신과 사랑의 문제가 아님에도 여성들의 돌봄 수행은 당연한 역할이자 의무로 규정되었다. 그것은 가족이라는 사적영역도 공적 영역처럼 권력과 위계질서, 경제의 문제가 개입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연한 의무로 규정짓는 것에 대항적 문제의식이 생기면서 돌봄의 사회화 논의와 함께 상품화가 진행되었다. 돌봄의 상품화는 다시 여성들에게 저임금으로 외주화되는 결과를 가져왔고 그 결과 젠더구조와 계층질서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되었다. 그런데 시대적 제약을 뛰어넘었다고 볼 수 있는 정일당의 학문적 환경은 어떠했을까? 자녀들 모두 성인이 되기 전에 죽는 아픔을 겪었고, 양반가의 여성이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생계를 도맡아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런 정일당의 학문적 지지기반은 아내를 스승처럼 여기며 따랐던 그의 남편이었다. 시대적 억압속에서 살아왔다고 느껴지는 조선의 여성들이 ‘옳음(義)’의 감정을 드러내고 표현하기까지 무엇보다 가정의 지지가 우선이었다는 것이다. 정일당의 남편이었던 윤광연은 아내를 향해 끊임없는 찬사와 존경을 보내고 그녀의 사후에 유고발간을 통해 아내의 글을 남기면서 스승과 같았던 아내의 질책과 조언을 고스란히 받아들여 자신이 성장할 수 있었음을 밝히고 있다. 한 여성이 제대로 성장하고 역할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가정’이라는 기초단위의 사회 안에서 부부가 어떻게 관계맺음을 하는가의 중요성이 잘 드러나 있다. 조선시대 여성의 입장에서 정일당도 마찬가지로 다양한 돌봄을 수행하면서 마음껏 학문할 수 없었던 현실을 성리학의 고담준론(高談峻論)의 논쟁보다는 직접적인 일상속 실천을 통해 수행자와 같은 삶을 살아냈다. 정일당에 대한 평가가 조선의 현모양처, 여중군자에만 그치지 않았으면 한다. 성리학이 여성의 돌봄철학에 답할 수 있는 것은 정일당의 일생을 통한 돌봄의 과정이 남편과의 올바른 관계정립에서 출발한 일상속 학문함이었기 때문이다. 철학은 현실에 답할 수 있을 때 의미를 갖는다. 그렇게 본다면 정일당의 일상속 학문함은 가장 가까운 우리 일상에 대한 답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Authors

Publication Details

Journal
Journal of Social Thoughts and Culture
Published
2025-06-30
DOI
https://doi.org/10.17207/jstc.2025.06.28.2.1
Primary Topic
Health and Wellbeing Research
Type
article
Field-Weighted Citation Imp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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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A Study on the Care of Gang JeongIldang

Mirim Lee
Journal of Social Thoughts and Culture
Health and Wellbeing Research
article

A Study on the Care of Gang JeongIldang

Mirim Lee
article en

Abstract

우리는 돌봄균형이 깨진 세계에 살고 있다. 인간의 의존성을 보편으로 간주하는 돌봄은 인간에게 필수적 요소이지만 재생산 노동에 포함되면서 역사적으로 여성이 담당해 왔다. 개인간의 헌신과 사랑의 문제가 아님에도 여성들의 돌봄 수행은 당연한 역할이자 의무로 규정되었다. 그것은 가족이라는 사적영역도 공적 영역처럼 권력과 위계질서, 경제의 문제가 개입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연한 의무로 규정짓는 것에 대항적 문제의식이 생기면서 돌봄의 사회화 논의와 함께 상품화가 진행되었다. 돌봄의 상품화는 다시 여성들에게 저임금으로 외주화되는 결과를 가져왔고 그 결과 젠더구조와 계층질서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되었다. 그런데 시대적 제약을 뛰어넘었다고 볼 수 있는 정일당의 학문적 환경은 어떠했을까? 자녀들 모두 성인이 되기 전에 죽는 아픔을 겪었고, 양반가의 여성이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생계를 도맡아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런 정일당의 학문적 지지기반은 아내를 스승처럼 여기며 따랐던 그의 남편이었다. 시대적 억압속에서 살아왔다고 느껴지는 조선의 여성들이 ‘옳음(義)’의 감정을 드러내고 표현하기까지 무엇보다 가정의 지지가 우선이었다는 것이다. 정일당의 남편이었던 윤광연은 아내를 향해 끊임없는 찬사와 존경을 보내고 그녀의 사후에 유고발간을 통해 아내의 글을 남기면서 스승과 같았던 아내의 질책과 조언을 고스란히 받아들여 자신이 성장할 수 있었음을 밝히고 있다. 한 여성이 제대로 성장하고 역할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가정’이라는 기초단위의 사회 안에서 부부가 어떻게 관계맺음을 하는가의 중요성이 잘 드러나 있다. 조선시대 여성의 입장에서 정일당도 마찬가지로 다양한 돌봄을 수행하면서 마음껏 학문할 수 없었던 현실을 성리학의 고담준론(高談峻論)의 논쟁보다는 직접적인 일상속 실천을 통해 수행자와 같은 삶을 살아냈다. 정일당에 대한 평가가 조선의 현모양처, 여중군자에만 그치지 않았으면 한다. 성리학이 여성의 돌봄철학에 답할 수 있는 것은 정일당의 일생을 통한 돌봄의 과정이 남편과의 올바른 관계정립에서 출발한 일상속 학문함이었기 때문이다. 철학은 현실에 답할 수 있을 때 의미를 갖는다. 그렇게 본다면 정일당의 일상속 학문함은 가장 가까운 우리 일상에 대한 답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Journal of Social Thoughts and CultureVol. 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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