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italist Modernity and the Work of Art: On Der Nachsommer
예술작품을 철학의 대상으로 상정한 근대 철학자들의 사유는 분과 학문의 경계를 넘는다. 이들은 제 각각의 문제의식으로 한편으로 자본주의의 경제관념과 노동분업이 초래한 인간의 파편화·도구화 및 소외에 맞서는 진정한 대안으로서, 다른 한편으로 근대라는 역사적 시대의 전개 과정에서 심화된 온갖 이원론의 속박을 떨치는 참된 배움과 삶의 모색으로서 예술작품에 대한 나름의 근원적 성찰을―근원적이기에 특정 학문의 영역에 귀속될 수 없는―글로 남긴 것이다. 하지만 예술과 작품 활동의 상당 부분이 기획·선전·흥행으로 돌아가는 문화산업의 일부로 전락해버린 오늘의 상황에서 성찰의 진수가 얼마나 창의적으로 보존·계승되고 있는지는 절실하게 자문해볼 과제로 남아 있다.본고는 그러한 과제를 아달베르트 슈티프터의 대표작 『늦여름』의 숙독을 통해 떠안으려는 시도이다. 빌둥스로만의 한 전형이라 할 이 장편은 ‘온전한 인간에 대한 온전한 성찰’을 예술작품이 선사하는 심미적 체험과 자기발견적 배움을 통해 수행한다. 그와 같은 수행은 근대주의와 노동 분업이 초래한 인간의 파편화·도구화 및 자기소외와 허무주의라는 유령을 끊임없이 불러들이는 근대세계를 근원적으로 심문하는 성찰이기도 하다. 주인공 리자흐 남작이 조심스럽게 실천하는 ‘무지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그런 배려에 감응하면서 예술작품에 눈을 떠가는 하인리히의 성숙의 도정은 서구 근대문명의 한계와 잠재적 가능성을 모두 보여주고 있다.본 논문은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늦여름』을 독일문학에서 발전한 빌둥스로만의 최정점에 도달한 작품으로 평가한다. 동시에 그러한 평가의 근거를 근대적 지식을 떠받치는 핵심 개념들, 즉, 주체 대 객체, 자유와 평등, 개인과 사회를 둘러싼 통념들을 해체하고 본질주의 대 구성주의의 이분법 너머로 나아가는 작품의 서사적 면모에서 찾는다. 요컨대 『늦여름』은 예술작품이 열어주는 전인적 인간의 가능성을 탁월하게 서사화한 빌둥스로만이다.
Authors
- Hui-sok Yoo
Publication Details
- Journal
- Comparative Literature
- Published
- 2025-02-28
- DOI
- https://doi.org/10.21720/complit95.02
- Primary Topic
- Art, Politics, and Modernism
- Type
- article
- Field-Weighted Citation Imp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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