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dy on ‘Italian Neorealism’ in Kim So-jin’s Third Novel Collection 《자전거 도둑(The Bicycle Thief)》(1996)

이 글은 소설가 김소진의 사실주의 작법의 특성을 연구한 것이다. 이를 위해 김소진의 스타일이 잘 드러나 있는 세 번째 소설집 자전거 도둑(1996)을 분석했다. 김소진이 운동권 문학이 점차 쇠퇴하기 시작했던 1990년대에 소설을 창작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염두에 두고 소설집 『자전거 도둑』을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br/> 김소진의 소설집 『자전거 도둑』에 수록된 소설들은 외적으로는 ‘성장소설(Bildung)’의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내적으로는 자아의 도약이나 실현보다는 실패한 성장 서사를 다룬다. 과거와 현재는 ‘회상’을 경계로 단절되어 있는데, 과거에서 성장의 계기로 작동하는 ‘사회적 통념’이 현재 시점에서는 상실된 상태이다. 과거와 현재 사이의 시간적 거리(회상) 사이에서 교양(Bildung)을 획득하는 성장의 동기가 유실된 것이다. 그리고 수록된 소설들에서, 가난은 묘사의 대상이 아니라 ‘전시(展⽰)’의 대상으로 다뤄지고 있다. 이것은 소설의 서술주체가 사실주의의 매우 중요한 주제 중 하나인 ‘가난’에 대하여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고전적 사실주의에서 프롤레타리아의 가난에 대한 묘사는 그것을 야기한 사회적 모순이라는 모티프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김소진은 일정한 거리를 두고 가난을 응시함으로써, 그것을 일종의 현상으로 제시한다. 그리고 김소진의 소설집 『자전거 도둑』은 이탈리아의 고전 영화 〈자전거 도둑〉(1948)을 인용한다. 이는 『자전거 도둑』에 나타나는 특성들이 네오리얼리즘의 미학적 원리를 참조하고 있음을 말해준다.<br/> 프랑스의 영화비평가이자 영화이론가인 앙드레 바쟁은 네오리얼리즘 영화 미학이 현실성을 장면에 끌어들이는 게 아니라 현실성 그 자체를 장면화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네오리얼리즘을 참조하는 소설집 『자전거 도둑』에 나타나는 창작 기법에서, ‘거리(Distance)’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전시’는 현실 그 자체를 소설화하기 위한 장치이며, 동시에 ‘회상’이라는 장치를 통해 1970∼80년대의 역사와 결별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소설집 『자전거 도둑』은 1990년대라는 새로운 시대의 창작 기법에 대한 실험적 글쓰기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Authors

Publication Details

Journal
The Journal of Language & Literature
Published
2024-12-31
DOI
https://doi.org/10.15565/jll.2024.12.100.495
Primary Topic
Asian Culture and Media Studies
Typ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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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 on ‘Italian Neorealism’ in Kim So-jin’s Third Novel Collection 《자전거 도둑(The Bicycle Thief)》(1996)

Hyunjun Cho
The Journal of Language & Literature
Asian Culture and Media Studies
article

Study on ‘Italian Neorealism’ in Kim So-jin’s Third Novel Collection 《자전거 도둑(The Bicycle Thief)》(1996)

Hyunjun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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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이 글은 소설가 김소진의 사실주의 작법의 특성을 연구한 것이다. 이를 위해 김소진의 스타일이 잘 드러나 있는 세 번째 소설집 자전거 도둑(1996)을 분석했다. 김소진이 운동권 문학이 점차 쇠퇴하기 시작했던 1990년대에 소설을 창작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염두에 두고 소설집 『자전거 도둑』을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br/> 김소진의 소설집 『자전거 도둑』에 수록된 소설들은 외적으로는 ‘성장소설(Bildung)’의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내적으로는 자아의 도약이나 실현보다는 실패한 성장 서사를 다룬다. 과거와 현재는 ‘회상’을 경계로 단절되어 있는데, 과거에서 성장의 계기로 작동하는 ‘사회적 통념’이 현재 시점에서는 상실된 상태이다. 과거와 현재 사이의 시간적 거리(회상) 사이에서 교양(Bildung)을 획득하는 성장의 동기가 유실된 것이다. 그리고 수록된 소설들에서, 가난은 묘사의 대상이 아니라 ‘전시(展⽰)’의 대상으로 다뤄지고 있다. 이것은 소설의 서술주체가 사실주의의 매우 중요한 주제 중 하나인 ‘가난’에 대하여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고전적 사실주의에서 프롤레타리아의 가난에 대한 묘사는 그것을 야기한 사회적 모순이라는 모티프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김소진은 일정한 거리를 두고 가난을 응시함으로써, 그것을 일종의 현상으로 제시한다. 그리고 김소진의 소설집 『자전거 도둑』은 이탈리아의 고전 영화 〈자전거 도둑〉(1948)을 인용한다. 이는 『자전거 도둑』에 나타나는 특성들이 네오리얼리즘의 미학적 원리를 참조하고 있음을 말해준다.<br/> 프랑스의 영화비평가이자 영화이론가인 앙드레 바쟁은 네오리얼리즘 영화 미학이 현실성을 장면에 끌어들이는 게 아니라 현실성 그 자체를 장면화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네오리얼리즘을 참조하는 소설집 『자전거 도둑』에 나타나는 창작 기법에서, ‘거리(Distance)’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전시’는 현실 그 자체를 소설화하기 위한 장치이며, 동시에 ‘회상’이라는 장치를 통해 1970∼80년대의 역사와 결별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소설집 『자전거 도둑』은 1990년대라는 새로운 시대의 창작 기법에 대한 실험적 글쓰기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The Journal of Language & LiteratureVol.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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