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ssue of ‘Technology’ in the Poetry of Park Yong-chul
본 연구는 박용철 시에서 ‘기술’과 관련된 문제를 중심으로 이것이 박용철 시 세계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여기서 ‘기술’은 근대적 기계 문명을 추동하는 힘으로 이로 인해 초래된 주체의 파편화와 이미지 상실 문제적 양상은 박용철의 시에서 주요한 특성을 야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적 지평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박용철의 시적 대응과 사유를 조명하려는 작업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본 연구는 이것이 박용철의 시에서 ‘순수시’의 지평을 여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밝히고자 한다.박용철에 대한 시적 연구의 경로들은 일반적으로 ‘순수시’와 연관되거나 ‘낭만성’과 그것을 추동하는 ‘고향 상실감’에 대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박용철은 현대 시가 마주하는 난관 중에 ‘기술’이 있음을 인식했다. 근대는 과학에 빚지고 있으며 결국 그러한 과학을 우리 앞에 현시하는 것은 ‘기술’임을 박용철은 잘 알고 있었다. 무엇보다 이러한 근대의 힘은 식민지인 조선을 지배하는 힘이기도 했다. 박용철은 그런 점에서 ‘기술’의 문제가 매우 중요한 문제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기술’의 문제가 중요한 문제라는 점을 알고는 있었지만 박용철은 자신의 시 세계의 중심에 이러한 문제를 두지는 못했다. 오히려 이 문제는 그의 시론에서 잘 나타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용철의 시에는 근대 ‘기술’에 의해 초래된 주체의 파편화와 주체의 이미지 불가능성이 나타난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그의 단시형 시편인 「해후」, 「인형」 등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들 시에서는 계량화되고 객체화된 세계 속에서 주체의 이미지가 파편화되고 더 나아가 상실되는 문제적 지점들이 잘 재현되어 있다.박용철은 ‘기술’의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드러내는 것에 멈춘 것이 아니라 이 문제를 시적 영토에서 본질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사유한다. 그것은 ‘기술’로 인해 잃어버린 ‘이미지’를 재창출하는 것이다. 그것은 ‘지속 시간’을 통해 상실한 ‘이미지’를 회복하려는 시도로 나타난다. 때문에 박용철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과거의 ‘이미지’로 회귀하여 ‘이미지’를 지금 여기에 도래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탐침하기에 이른다. 우리가 박용철의 시에 현저하게 나타나는 ‘순수’와 ‘전통’의 ‘이미지’들을 마주하게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불가능한 시도들을 통해서 박용철은 자연물의 ‘이미지’들 속에 잔존하고 있는 ‘지속 시간’의 ‘이미지’를 감지했다. 더 나아가 이를 미래적 ‘이미지’로 연결하려는 의지를 보인다. 그 대표적인 ‘이미지’가 ‘배’의 이미지이다.여기까지 살펴볼 때, 박용철이 추구한 ‘순수시’의 지평은 단순히 시의 본질적인 지평에 놓인 순수를 지향하려는 예술적 태도만으로는 환원되지 않는다. 오히려 ‘순수시’는 근대 체계 자체와 식민지 근대의 근본적 문제를 명민하게 인식하고 그것이 야기하는 문제를 돌파하려 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순수시’는 근대적 문제를 돌파한 끝에 성취한 시적 사유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Authors
- Hak Jung Kim (ORCID: https://orcid.org/0000-0001-9134-1430)
Publication Details
- Journal
- Comparative Korean Studies
- Published
- 2024-12-31
- DOI
- https://doi.org/10.19115/cks.32.3.2
- Primary Topic
- Asian Culture and Media Studies
- Type
- article
- Field-Weighted Citation Imp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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