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ive negation of the Ksitigarbha myth and self-narrative of the Simbang group: A study on Jijangbonpuri

〈지장본풀이〉는 불교의 지장보살 본생신화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지장보살 본 생신화 자체를 수용하여 제주 굿에 맞춰 변용한 것이 아니다. 저승에서 고통받는 망자의 넋을 위로하고, 환생이 원만하도록 저승의 신들을 모시는 제의를 배설한다는 취지는 같되 제의 형식과 세계관은 다른 변용이다.<br/> 본생신화의 변용을 통해 〈지장본풀이〉가 형상화하려고 한 것은 제주 심방들의 정체성이다. 〈지장본풀이〉에는 삶의 백척간두에 놓인 지장아기씨가 주천강 연못에서 만난 대사로부터 사주팔자를 듣는 장면이 있는데 대사는 운수를 바꿀 방도로 새남굿을 제시한다. 대사가 굿을 권유하는 이 장면은 무교에 대한 불교의 우위를 드러내는 장면이 아니라 오히려 불교에 대한 무교의 존재성을 드러내는 장면이다. 불교의 수륙재로 아이를 낳을 수는 있으나 그 아이의 타고난 액운은 굿이 아니면 해결이 안된다는 뜻이 숨어 있다.<br/> 자신의 운명을 자각한 지장아기씨는 뽕나무를 심고 누에를 길러 옷감을 마련하는 데서부터 연물과 멩두 등 각종 무구를 마련하여 마침내 송낙에 장삼을 입고 새남굿을 한다. 이 대목은 지장아기씨가 심방으로 재탄생하는 굿의 장면이기도 하고, 시왕 맞이굿에서 〈지장본풀이〉를 구연하는 심방의 실제 형상이기도 하다. 이런 형상에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지장본풀이〉의 신화적 의미는 지장아기씨의 행로가 제주 심방들의 자화상이라는 사실이다. 〈지장본풀이〉는 제주 심방들의 집단적 자기서사이다.<br/> 〈지장본풀이〉는 심방과 소미 사이의 선후창이라는 독특한 연행 형식을 지니고 있다. 이는 형식적으로는 심방의 학습과정의 재현이면서 심방 집단의 자기서사인 〈지장본풀이〉를 주고받으면서 내면화하는 과정이다. 〈지장본풀이〉를 구연하기 전, 나까시리놀림을 한 뒤 바짝 말라 목이 꽉 막히는 나까시리를 잘라 단골들과 나눠 먹는데 이는 형식적으로는 나까시리놀림과 〈지장본풀이〉 구연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연행의 기술이면서 동시에 심방 집단의 자기서사를 단골들과 공유하는 과정이다. 전자가 집단적 자기서사의 내부화라면 후자는 외부화이다.

Authors

Publication Details

Journal
Korean Shanmanism
Published
2024-08-31
DOI
https://doi.org/10.54269/akss.2024.08.49.35
Primary Topic
Asian Studies and History
Type
article
Field-Weighted Citation Imp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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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ve negation of the Ksitigarbha myth and self-narrative of the Simbang group: A study on Jijangbonpuri

Hyunsoul Cho
Korean Shanmanism
Asian Studies and History
article

Creative negation of the Ksitigarbha myth and self-narrative of the Simbang group: A study on Jijangbonpuri

Hyunsoul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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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지장본풀이〉는 불교의 지장보살 본생신화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지장보살 본 생신화 자체를 수용하여 제주 굿에 맞춰 변용한 것이 아니다. 저승에서 고통받는 망자의 넋을 위로하고, 환생이 원만하도록 저승의 신들을 모시는 제의를 배설한다는 취지는 같되 제의 형식과 세계관은 다른 변용이다.<br/> 본생신화의 변용을 통해 〈지장본풀이〉가 형상화하려고 한 것은 제주 심방들의 정체성이다. 〈지장본풀이〉에는 삶의 백척간두에 놓인 지장아기씨가 주천강 연못에서 만난 대사로부터 사주팔자를 듣는 장면이 있는데 대사는 운수를 바꿀 방도로 새남굿을 제시한다. 대사가 굿을 권유하는 이 장면은 무교에 대한 불교의 우위를 드러내는 장면이 아니라 오히려 불교에 대한 무교의 존재성을 드러내는 장면이다. 불교의 수륙재로 아이를 낳을 수는 있으나 그 아이의 타고난 액운은 굿이 아니면 해결이 안된다는 뜻이 숨어 있다.<br/> 자신의 운명을 자각한 지장아기씨는 뽕나무를 심고 누에를 길러 옷감을 마련하는 데서부터 연물과 멩두 등 각종 무구를 마련하여 마침내 송낙에 장삼을 입고 새남굿을 한다. 이 대목은 지장아기씨가 심방으로 재탄생하는 굿의 장면이기도 하고, 시왕 맞이굿에서 〈지장본풀이〉를 구연하는 심방의 실제 형상이기도 하다. 이런 형상에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지장본풀이〉의 신화적 의미는 지장아기씨의 행로가 제주 심방들의 자화상이라는 사실이다. 〈지장본풀이〉는 제주 심방들의 집단적 자기서사이다.<br/> 〈지장본풀이〉는 심방과 소미 사이의 선후창이라는 독특한 연행 형식을 지니고 있다. 이는 형식적으로는 심방의 학습과정의 재현이면서 심방 집단의 자기서사인 〈지장본풀이〉를 주고받으면서 내면화하는 과정이다. 〈지장본풀이〉를 구연하기 전, 나까시리놀림을 한 뒤 바짝 말라 목이 꽉 막히는 나까시리를 잘라 단골들과 나눠 먹는데 이는 형식적으로는 나까시리놀림과 〈지장본풀이〉 구연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연행의 기술이면서 동시에 심방 집단의 자기서사를 단골들과 공유하는 과정이다. 전자가 집단적 자기서사의 내부화라면 후자는 외부화이다.

Korean ShanmanismVol.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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