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non-system to utopia - Based on Lee Chung-joon’s “Island that swallowed the myth”
이 논문에서는 『신화를 삼킨 섬』을 이청준 문학의 원초적 지점인 전짓불 체험의 연장선상에서 독해하면서 ‘체제와 인간 사이의 대립’이라는 이청준 문학의 핵심 주제가 ‘신화적 세계에 침범한 국가 권력과 그 속에 포섭되지 않는 인간의 영혼 사이의 대립’으로 발전하며, 그 속에 말년의 작가가 도달한 마지막 소설적 인식이 들어 있음을 규명하고자 한다. 이에 따라 2장에서는 제주도에서 오랜 세월 체제와 반체제의 충돌에 희생된 자들의 영혼을 위한 제사의 권리를 침해받은 섬사람들의 상황을 ‘이중의 금지령에 묶인 안티고네’로 해석한다. 이때 소설의 중심 사건인 ‘역사 씻기기’ 사업은 국가 권력이 원혼을 달랜다는 명분하에 무당을 동원하여 권력 공고화라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신화세계의 식민화’라는 점에서 새로운 형태의 제사권의 침해임이 드러난다. 3장에서는 새로 발굴된 신원 미상의 유골들을 둘러싸고 청죽회와 한얼회로 대표되는 대립적 정치 세력들 사이의 갈등과 섬 심방, 섬사람들이 보이는 침묵의 의미를 고찰한다. 청죽회와 한얼회가 모호한 유골의 정체성을 각자의 체제 속에 편입하려고 한다면, 섬 심방과 섬사람들의 침묵은 이 유골들을 어느 쪽 체제의 성원으로도 등록시키기를 거부하는 비체제적인 태도로 이해할 수 있다. 이때 규정할 수 없는 ‘무주고혼’은 체제에 균열을 일으키는 ‘정치적 유령’으로서 비체제적인 태도와 동궤에 놓이며, 이러한 비체제적인 것의 저항성은 ‘버려진 자들’이라는 무당의 특별한 존재 양식과 이어져, 국가가 외지에서 동원한 무당들 역시 그러한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나타난다. 4장에서는 전국 계엄의 폭압이 찾아오기 직전 유화적 국면의 관성이 남아 있는 틈새의 시간에 일어난 가능성을 탐색한다. 급변하는 정세 속에 졸속으로 치러지는 위령제는 권력을 위한 수단적 가치를 상실한 뒤에 오히려 ‘해원’이라는 원래 목적에 더 가까이 다가간다. 이는 물론 힘없는 무당에 의한 ‘약한 구원’일 뿐이지만 소설 속 아기장수의 신화와 겹쳐 볼 때 권력화의 위험을 안고 있는 집단적 구원의 약속과 대비되는 ‘개별자의 구원’이라는 함의를 읽어낼 수 있다.
Authors
- Ja-eun Oh
Publication Details
- Journal
- Chunwon Research journal
- Published
- 2024-12-31
- DOI
- https://doi.org/10.31809/crj.2024.12.31.401
- Primary Topic
- Asian Culture and Media Studies
- Type
- article
- Field-Weighted Citation Imp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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