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Comparative Study of “Tale of Hŏ Saeng” and “Wang Cheng”

본 연구는 연암 박지원(燕巖 朴趾源, 1737~1805)의 「허생전」 (許生傳)을 중국 명말청초(明末 淸初) 작가 포송령(蒲松齢, 1640~1715)의 『요재지이』(聊齋志異) 소재 「왕성」(王成)과 비교함으로써 양 작품의 서사적 미적 특질을 동아시아 소설사의 시각에서 고찰하였다. 양 작품이 공히 ‘한사(寒士)의 상업 행위와 그 후’를 기이(奇異)한 인물을 통해 그려내면서도 각이한 서사 지향과 미감을 자아내는 데 착안해서다.<br/> 인물 형상화와 사건 구성 방식을 통해 보면 양 작품은 주인공을 전혀 상반된 성격으로 형상화함으로써 각각 ‘실패’와 ‘성공’이라는 대조적인 경험을 그리는 서사임이 확인된다. 「왕성」이 나약한 인간이 좌충우돌하는 과정을 통해 감정의 굴곡과 극적인 반전을 담아내어 서사적 역동성 면에서 높은 성취를 이룬 데 비해, 허생전 은 관념화된 주인공의 일관된 형상을 그리고 있어 서사적 박진감에 한계를 지닌다. 단, 「허생전」은 소외와 몰락 속에서도 지식인으로서 사(士)의 사명을 다하려는 역사적 인간상의 형상에 있어서는 높은 성취를 이루었다.<br/> 현실비판과 우의(寓意)를 통해 보면 두 작품은 명청 교체(明淸交替) 이후 현실에 대한 비판의식을 드러내는 점에 있어서는 궤를 같이 한다. 단, 「왕성」에서 우의가 다분히 은미하고 상징적인 방식으로 처리된 데 비해, 「허생전」은 비판의 메시지를 좀 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차원으로 끌어올려 당대 조선이 당면한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하였다.<br/> 현실성과 기이성의 교직을 통해 보면 「왕성」은 호선(狐仙)이라는 초월적 존재를 등장시킴으로써 일견 ‘초현실적’ 성격을 띠고 있음에도, 여전히 삶의 현실적 문제들을 사실적으로 묘출하는 데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 이에 이 작품은 기이성과 현실성이 긴장을 이루고 있는 작품이라고 판단된다. 이와 달리 「허생전」 속 기이는 현실 세계 안에서 구현되는 것이고 또 현실의 문제를 비판하는 장치로 기능하고 있기도 하여 언뜻이 작품에서는 현실성이 우세한 듯 보인다. 그러나 기실 서사의 초점이 허생이라는 초인적 인물이 벌이는 기이한 사건에 향해 있고, 또 허생의 연이은 ‘성공’이 실제 현실과 다소 유리(遊離)된 문학사적 맥락에 기대고 있는바, 이 작품에는 기이성이 우세하다고 판단된다. 이에 그간 「허생전」의 현실비판적 성격을 그 사실주의적 성취와 곧장 결부지어 논하는 시각을 반성적으로 고찰할 계기가 마련되었다. 이와 함께 조선 후기 야담에서 ‘한사(寒士)의 상업’이 그려지는 방식 또한 비교문학적 관점에서 재성찰되었다.

Authors

Publication Details

Journal
한국학논집
Published
2024-12-31
DOI
https://doi.org/10.18399/actako.2024..97.006
Primary Topic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Studies
Type
article
Field-Weighted Citation Imp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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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omparative Study of “Tale of Hŏ Saeng” and “Wang Cheng”

Solmi Chung
한국학논집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Studies
article

A Comparative Study of “Tale of Hŏ Saeng” and “Wang Cheng”

Solmi 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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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 연구는 연암 박지원(燕巖 朴趾源, 1737~1805)의 「허생전」 (許生傳)을 중국 명말청초(明末 淸初) 작가 포송령(蒲松齢, 1640~1715)의 『요재지이』(聊齋志異) 소재 「왕성」(王成)과 비교함으로써 양 작품의 서사적 미적 특질을 동아시아 소설사의 시각에서 고찰하였다. 양 작품이 공히 ‘한사(寒士)의 상업 행위와 그 후’를 기이(奇異)한 인물을 통해 그려내면서도 각이한 서사 지향과 미감을 자아내는 데 착안해서다.<br/> 인물 형상화와 사건 구성 방식을 통해 보면 양 작품은 주인공을 전혀 상반된 성격으로 형상화함으로써 각각 ‘실패’와 ‘성공’이라는 대조적인 경험을 그리는 서사임이 확인된다. 「왕성」이 나약한 인간이 좌충우돌하는 과정을 통해 감정의 굴곡과 극적인 반전을 담아내어 서사적 역동성 면에서 높은 성취를 이룬 데 비해, 허생전 은 관념화된 주인공의 일관된 형상을 그리고 있어 서사적 박진감에 한계를 지닌다. 단, 「허생전」은 소외와 몰락 속에서도 지식인으로서 사(士)의 사명을 다하려는 역사적 인간상의 형상에 있어서는 높은 성취를 이루었다.<br/> 현실비판과 우의(寓意)를 통해 보면 두 작품은 명청 교체(明淸交替) 이후 현실에 대한 비판의식을 드러내는 점에 있어서는 궤를 같이 한다. 단, 「왕성」에서 우의가 다분히 은미하고 상징적인 방식으로 처리된 데 비해, 「허생전」은 비판의 메시지를 좀 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차원으로 끌어올려 당대 조선이 당면한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하였다.<br/> 현실성과 기이성의 교직을 통해 보면 「왕성」은 호선(狐仙)이라는 초월적 존재를 등장시킴으로써 일견 ‘초현실적’ 성격을 띠고 있음에도, 여전히 삶의 현실적 문제들을 사실적으로 묘출하는 데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 이에 이 작품은 기이성과 현실성이 긴장을 이루고 있는 작품이라고 판단된다. 이와 달리 「허생전」 속 기이는 현실 세계 안에서 구현되는 것이고 또 현실의 문제를 비판하는 장치로 기능하고 있기도 하여 언뜻이 작품에서는 현실성이 우세한 듯 보인다. 그러나 기실 서사의 초점이 허생이라는 초인적 인물이 벌이는 기이한 사건에 향해 있고, 또 허생의 연이은 ‘성공’이 실제 현실과 다소 유리(遊離)된 문학사적 맥락에 기대고 있는바, 이 작품에는 기이성이 우세하다고 판단된다. 이에 그간 「허생전」의 현실비판적 성격을 그 사실주의적 성취와 곧장 결부지어 논하는 시각을 반성적으로 고찰할 계기가 마련되었다. 이와 함께 조선 후기 야담에서 ‘한사(寒士)의 상업’이 그려지는 방식 또한 비교문학적 관점에서 재성찰되었다.

한국학논집Vol.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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