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the Possibility of Connection between ‘許判書’ of 「秋風感別曲」 and 許積
고전소설 「추풍감별곡(秋風感別曲)」에는 ‘허판서’라는 악인이 등장한다. 그는 매관매직을 일삼는 인물인데, 채봉의 부친인 김진사도 벼슬에 욕심이 있어 그의 마수에 걸려들고 만다. 허판서가 벼슬자리를 주겠다고 꾀며 채봉을 자신의 별실 로 들이라고 하자 김진사는 이를 응낙한다. 그러나 그 사이 채봉이 필성과 혼약을 맺고 이를 지키기 위해 부모에게서 달아나자 허판서는 김진사를 자기 집 감옥에 가둬 버렸다. 후에 허판서는 역모를 꾀하다 발각되어 죽임을 당하게 된다. 조선시 대에 허씨 중에서 역모죄로 죽임을 당한 사람으로 허균(許筠)과 허적(許積)이 있다. 그중 현종·숙종조 인물인 허적은 허씨로서 역모죄로 죽임을 당했다는 사실 외에도, 허판서와 비교하여 간과할 수 없는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허적은 여러 차례 판서(判書) 벼슬을 지낸 당대 최고의 세도가였다. 둘째, 「추풍감별곡」에서 허판서의 집이 사직동인데, 허적도 마찬가지였다. 허적이 실명 으로 등장하는 소설 「염승전(廉承傳)」에서 그의 집이 사직동으로 나온다. 셋째, 허판서와 허적 모두 인물이 훌륭한 소년 겸종을 가까이 두고 아꼈다. 「추풍감별곡 」에서 허판서는 인물이 빼어난 ‘미동(美童)’을 곁에 두고 아낀다. 「염승전」에서 허적은 인물이 뛰어난 염시탁(廉時度)을 발견하고 그를 자신의 배종(陪從)으로 삼아 죽을 때까지 늘 가까이했다. 허판서는 허적을 모델로 하고 통속소설의 문법에 따라 전형적인 악인으로 묘사한 인물이라 추정된다. 사실 허적의 역모 사건은 조선 후기의 설화, 야담, 소설로 다뤄져 이미 세간에 널리 퍼진 상태였다. 가문 의식이 유별했던 조선시대에 역모라는 중대 사안에 특정 성씨를 임의로 가져다 붙이기는 아무리 소설일지라도 퍽 조심스러웠을 일이었을 텐데, ‘허판서의 역모’는 이런 배경에서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작자는 허판서를 통해 허적을 암시함으로써 작품에 실감을 부여하고 독자의 흥미를 높이려 했다고 보인다. 본고의 추론은 고전의 반열에 올라 있는 「추풍감별곡」에 대한 깊이 읽기의 차원에 서 일정한 의미를 가질 것이다.
Authors
- Sang-seok Park
Publication Details
- Journal
- The Journal of Asian Culture Studies
- Published
- 2024-12-31
- DOI
- https://doi.org/10.61379/ac.2024.04.02
- Primary Topic
- Educational Reforms and Innovations
- Type
- article
- Field-Weighted Citation Imp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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