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ath of Popularization
이 논문은 「무화과」 이후 염상섭 소설의 변모 양상을 고찰한다. 신문 연재의 방식으로 발표된 염상섭의 소설은 통속성을 고려하면서 식민지 현실을 객관적으로 재현하려 했다. 그로써 한 작품 안에 통속소설의 경향과 본격소설의 경향이 동거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통속적인 요청에 부응하면서 본격소설로서의 가치를 추구하려는 방법적 기조는 「무화과」까지 유지되었다. 일제의 검열로 이념 관련의 주제를 다룰 수 없게 되자 통속소설을 쓰는 일만 허락되었다.<br/> 염상섭은 「무화과」 이후 들어선 통속화의 길에서 「백구」와 「모란꽃 필 때」와 「불연속선」을 차례로 썼다. 종전과 마찬가지로 그 세 편도 연애 서사를 통해 통속성을 추구했으나 성취의 면에서 서로 차이를 드러냈다. 「백구」의 연애 서사는 통속적인 진행을 앞두고 저지된다. 사실주의를 고수하려는 작가의 자의식이 연애에 대한 낭만적 이상화를 용인하지 않은 것이다. 「백구」의 시행착오가 「모란꽃 필 때」의 서사를 설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 듯하다. 「모란꽃 필 때」에서 연애는 낭만적인 이상화의 가능성이 아예 배제된 상태에서 철저하게 현실의 문제로 다뤄진다. 이기적인 욕망들이 교차하고 충돌하는 과정을 통해 바람직한 연애의 방향이 모색되고 남녀 주인공이 바로 그 방향의 출발선에 도달하면서 작품은 끝난다. 「모란꽃 필 때」에서 출발선에 이른 연인들의 연애 서사가 「불연속선」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불연속선」의 연애 서사는 청춘 남녀의 만남으로 시작하여 그들 사이에서 벌어질 수 있는 연애의 여러 과정을 흥미롭게 전개한다. 갈등이나 오해는 적절한 선에서 해소되고 위기는 수월하게 극복되면서 서사는 행복한 결말로 향한다. 통속적인 기대를 충족하는 방향으로 서사가 진행된 것이다. 통시적으로 배열된 「백구」와 「모란꽃 필 때」와 「불연속선」에서 염상섭이 통속소설에 연착륙하지 못하는 과정이 파악된다. 시간상 나중에 발표된 작품일수록 통속소설로서의 면모가 분명해진다. 「백구」는 본격소설은 물론이려니와 통속소설로서도 미흡했다. 「모란꽃 필 때」가 그보다 통속소설다웠고 「불연속선」이 온전한 통속소설에 도달한 양상을 보인다.<br/> 염상섭은 「불연속선」에서 통속소설로서 높은 완성도를 성취한 후 소설을 더 써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한 듯하다. 그에게 통속성은 수단이자 전략이었다. 전적으로 통속성을 목표로 삼은 소설 쓰기의 성취가 그에게 만족스러울 수 없었을 것이다. 「불연속선」 이후 그는 소설 쓰기를 중단하고 만주로 갔다.
Authors
- Hyun-Seok Kang (ORCID: https://orcid.org/0000-0003-0783-3841)
Publication Details
- Journal
- The Journal of Korean Fiction Research
- Published
- 2024-09-30
- DOI
- https://doi.org/10.20483/jkfr.2024.09.95.5
- Primary Topic
- South Asian Cinema and Culture
- Type
- article
- Field-Weighted Citation Imp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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