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nāga, One Cow or Several Cowes?: Langugage, Universals, and Exclusion of Others
우리가 ‘소[牛]’라는 말을 들을 때 거기서 이해되는 대상은 외계에 실재하는 개별 소가 아니라 단지 그 말의 인식 대상인 소 일반에 불과하다. 디그나가는 이러한 말의 의미를 ‘아포하(apoha, 타자의 배제)’라고 하는 아주 독특한 언어 규칙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다시 말해 그는 소가 갖는 보편적인 성질, 즉 보편(특성)을 통해 말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찾는 것이 아니라, 소가 아닌 것들, 즉 코끼리, 말, 돼지 등을 모두 배제하면서 부정적으로 소의 의미를 찾았던 것이다. 디그나가는 『집량론』 제5장에서 말의 의미로 상정될 수 있는 네 가지 가능 대상들을 모두 탈락시키고, 말의 의미는 오직 ‘타자의 배제’를 통해서만 실현할 수 있다고 단정짓는다.이는 질 들뢰즈가 말하는 ‘재현의 파산’인 ‘시뮬라크르(simulacres)’와 흡사한데, 대상은 보편의 동일성이 흉내낸 것에 불과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고대 인도의 비불교학파에서 주장하는 ‘소’의 보편은 ‘소’라는 유사성을 재현한 시뮬라크르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 있다. 한편 비불교학파를 대표하는 니야야학파나 바이쉐시까학파에서는 ‘존재하는’이라고 하는 말의 보편을 인정하고 어떤 개별자든 가리킬 수 있다고 말하지만, 현실에서 말의 적용 토대가 있을 수 없는 미래의 전륜성왕, 토끼의 뿔, 거북이의 털, 석녀(石女)의 아들 등에서 생기는 비존재 혹은 비인식으로 인한 일탈의 모순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디그나가는 ‘존재하는’이라는 말이 개별자를 지칭할 수 없는 이유를 ① 현존 개별(자)들의 숫자상 무한정과 ② 이로 인한 일탈이라고 보고 보편(자)의 실체성을 철저히 부정한다.
Authors
- Daeyong Park
Publication Details
- Journal
- Journal of Korean Association for Buddhist Studies
- Published
- 2024-08-31
- DOI
- https://doi.org/10.22255/jkabs.111.04
- Primary Topic
- Indian and Buddhist Studies
- Type
- article
- Field-Weighted Citation Imp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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