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th that Speaks: Myeongcheon (免賤) Jo-yi[召史]'s Myeongjeong (銘旌)

이 글은 고령 쾌빈리 분묘 유적에서 출토된 곽조이의 명정 “免賤海南郭召史之柩”을 중심으로 곽조이의 죽음이 발화하는 삶을 서사적으로 재구 해 가는 과정이다. 곽조이의 명정식(銘旌式) “免賤+海南+郭+조이[召史]+之柩”는 양반가 여성의 명정식 “封爵+貫鄕+姓+氏+之柩”를 따른 것이다. 명정에 따르면 곽조이는 천민의 신분을 벗어난 내력이 있고, 본관이 해남이며, 면천 후 양민 여성의 호칭인 ‘조이’로 불리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곽조이는 양반가의 첩이었고, 자기 재산도 상당히 지녔던 것으로 보인 다. 곽조이의 분묘 양식이 양반층에서 주로 사용하는 회곽묘이고, 출토된 복식과 치관(治棺) 물품이 양반가 부인들의 수준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 외 신장이 남성의 평균 키와 같고 치아 상태가 상당히 양호하다는 점 등이 경제적 여유를 방증할 수 있다. 곽조이의 명정은 다성적 발화행위로 해석되며, 그것에서 여러 입장의 목소리를 유추할 수 있다. 첫째는 첩이지만 집안에 경제적인 기여를 하고 적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준 곽조이에 대해 정실 부인을 넘지 않는 수준에 서 예우하려 했을 양반 배우자와 적자녀의 목소리이다. 둘째는 명정에 모 친의 면천 내력을 밝힘으로써 자신이 천첩 소생 얼자녀가 아니라 양첩 소 생 서자녀라는 것을 공표하려 했을 친생 자녀의 목소리이다. 마지막은 유 언을 통해 자기 삶을 스스로 규정하고자 했을 곽조이 자신의 목소리이다. 명정의 아홉 글자는 중층적이고 다성적인 목소리로 곽조이의 삶을 서 사적으로 재구성하는 데 기여하는 동시에 당시의 사회상을 증언한다. 이 아홉 글자는 거대 역사가 떨군 작은 파편이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여성 과 시대의 관계를 읽는 목소리들을 발견할 수 있다. 추후 추가적인 분묘 발굴 작업과 해당 지역의 호적 연구를 통해 본 논의가 심화 확장되기를 바란다.

Authors

Publication Details

Journal
Journal of Ehwa Korean Language and Literature
Published
2024-08-31
DOI
https://doi.org/10.29190/jekll.2024.63.5
Primary Topic
Japanese History and Culture
Typ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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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that Speaks: Myeongcheon (免賤) Jo-yi[召史]'s Myeongjeong (銘旌)

Sooyoun Kim
Journal of Ehwa Korean Language and Literature
Japanese History and Culture
article

Death that Speaks: Myeongcheon (免賤) Jo-yi[召史]'s Myeongjeong (銘旌)

Sooyou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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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이 글은 고령 쾌빈리 분묘 유적에서 출토된 곽조이의 명정 “免賤海南郭召史之柩”을 중심으로 곽조이의 죽음이 발화하는 삶을 서사적으로 재구 해 가는 과정이다. 곽조이의 명정식(銘旌式) “免賤+海南+郭+조이[召史]+之柩”는 양반가 여성의 명정식 “封爵+貫鄕+姓+氏+之柩”를 따른 것이다. 명정에 따르면 곽조이는 천민의 신분을 벗어난 내력이 있고, 본관이 해남이며, 면천 후 양민 여성의 호칭인 ‘조이’로 불리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곽조이는 양반가의 첩이었고, 자기 재산도 상당히 지녔던 것으로 보인 다. 곽조이의 분묘 양식이 양반층에서 주로 사용하는 회곽묘이고, 출토된 복식과 치관(治棺) 물품이 양반가 부인들의 수준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 외 신장이 남성의 평균 키와 같고 치아 상태가 상당히 양호하다는 점 등이 경제적 여유를 방증할 수 있다. 곽조이의 명정은 다성적 발화행위로 해석되며, 그것에서 여러 입장의 목소리를 유추할 수 있다. 첫째는 첩이지만 집안에 경제적인 기여를 하고 적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준 곽조이에 대해 정실 부인을 넘지 않는 수준에 서 예우하려 했을 양반 배우자와 적자녀의 목소리이다. 둘째는 명정에 모 친의 면천 내력을 밝힘으로써 자신이 천첩 소생 얼자녀가 아니라 양첩 소 생 서자녀라는 것을 공표하려 했을 친생 자녀의 목소리이다. 마지막은 유 언을 통해 자기 삶을 스스로 규정하고자 했을 곽조이 자신의 목소리이다. 명정의 아홉 글자는 중층적이고 다성적인 목소리로 곽조이의 삶을 서 사적으로 재구성하는 데 기여하는 동시에 당시의 사회상을 증언한다. 이 아홉 글자는 거대 역사가 떨군 작은 파편이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여성 과 시대의 관계를 읽는 목소리들을 발견할 수 있다. 추후 추가적인 분묘 발굴 작업과 해당 지역의 호적 연구를 통해 본 논의가 심화 확장되기를 바란다.

Journal of Ehwa Korean Language and LiteratureVol.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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